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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들이 무조건적인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이 땅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 동안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이제 그들 스스로 당당한 한국인으로서 예술작품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이들이 그려가는 '희망 물들임'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인천여성의전화(회장 김성미경) 손승연 활동가는 이주여성 패션교육 '희망 물들임' 전(展)을 설명하면서 다문화 사람들과 아름다운 동행의 의미를 전해주었다.

 

9월 29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4동에 위치한 인천여성의전화 2층 패티김홀에서 아시아 이주여성들이 2년여 동안 갈고 닦은 홈패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는 교육생 중에서도 남다른 열정을 보인 박선민, 이명화, 원희연, 이화자, 예경란씨의 작품을 모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천여성의전화에서 운영하는 '아이다마을(=아시아 이주여성 다문화 공동체 마을, Asian Women's Community)'은 이주여성들에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 공동체적 감수성을 키우고 있다. 이 단체는 그동안 북아트 만들기, 나라문화체험, 한국 전통음식 나눔, 중국어 통번역 과정 등을 운영하면서 이주여성들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와 사람들과의 만남을 이어주려고 노력해왔다.

 

아이다마을에서 마련한 이번 홈패션 전시회는 2008년 12월부터 아시아에서 모인 이주여성들에게 미싱을 다루는 법부터 수공예 작업까지 교육해 일궈낸 성과 중 하나다. 지난해에 에 교육생들로 꾸린 작품연구반을 통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열정으로 아마추어 작가 수준에까지 오르게 됐다.

 

손승연 활동가는 "이 물품들은 교육생들이 직접 아이다마을 소담방(작업공방)에서 자르고, 꿰매고, 붙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 얻어낸 소중한 결과물들입니다. 가방, 의류, 신발, 지갑, 잠옷, 모자 등 생활용품들을 일반 천으로 하나하나 엮어내 마무리까지 손수 매듭지어 만든 그들만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해주었다.

 

중국 심양에서 한국에 온 지 13년이 되었다는 이명화씨는 "지인의 소개로 아이다마을에 오게 돼 미싱을 처음 배우게 됐어요. 이번 작품 전시회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기술을 배우고 익혀 나만의 공방을 꾸리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베트남에서 온 지 3년이 되었다는 원희연씨는 "패션교육을 받으며 제가 직접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지금 한국어·베트남 통번역 과정도 배우고 있는데 향후 한국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나눔 활동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예경란씨도 "한국에 온 지 5년이 돼가지만 오늘처럼 뜻깊고 보람 있는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많은 친구들을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함께 지어 먹고, 친해지는 시간이 한국생활에서 더 없는 기쁨이 되었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미경 회장은 "이주여성들을 위한 공동체프로그램인 '아이다마을'도 민·관의 지원예산이 있었기에 가능한 사업이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해서 더 많은 다문화 여성들에게 교육 기회와 문화체험을 제공해주고 싶지만 한계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라고 한 뒤 "향후 정부 기관이나 기업, 지자체에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다면 외국인 100만 시대에 발맞추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다문화 교류와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여성의 전화#아이다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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