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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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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의 인사청문회는 예상대로 현역에서 보충역(방위)으로의 병역등급변경 문제 등 도덕성 관련 부분이 큰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는 "의심 소지가 있다"면서도, "부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치아상태를 보여주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신낙균 의원은 김 후보가 1975년 징병검사에서 1급 판정을 받았으나 대학원 재학 이유로 입영연기를 한 뒤 외무고시 합격 이후인 1977년 10월 징병검사에서 4급(보충역)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탈구로 식사를 못할 정도면 체중이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4kg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어 "지난 4일 서울대병원 진단서에 따르면 치료 가능한 것이라고 했는데 치료를 받았느냐"고 물었다. 신 의원은 김 후보자가 "수술 권유를 받았는데 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그래서 의혹이 있는 것"이라고 다그쳤다.

김 후보자가 "의심소지가 있다고 인정한다.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이 왜 방위 판정을 받았느냐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말하자, 신 의원은 "후보자가 턱 관절 장애로 방위판정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국민들이 웃다가 턱 빠진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턱관절장애와 관련해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턱관절장애와 관련해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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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을 이어받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김 후보자의 대학졸업사진을 보여주면서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정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자랄 때부터 턱이 안 좋은 상태였다"면서 "박 의원께 이 상태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남경필 위원장이 위원장실에서 여야간사와 박 의원만 입회하는 가운데 후보자의 치아상태를 보려 했으나, 김영우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외교장관은 국가 이미지를 대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코미디 아니냐"고 반대해 없던 일이 됐다. "불법이 있으면 사법부가 판단하면 되는데, 전문가도 아닌데 국회의원이 봐서 뭘 어쩌겠다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다운계약서 탈루는 범죄"..."관련법 2006년에 제정, 범법 아니다"

김 후보자가 2004년에 종로구 구기동 빌라를 살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1392만원의 세금을 덜 낸 사실을 밝혀낸 박주선 의원은 "후보자는 관행이라고 답하지만 조세범처벌법상 3년이하의 징역과 감경받은 금액의 3배를 내도록 돼 있다"고 추궁했다.

"덜낸 세금을 내겠다"고 한 김 후보자는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하는 법은 2006년에 제정됐다"며 "세무사에 따르면 범법이 아니기 때문에 탈루는 아니라고 한다"고 맞섰다. 그는 또 "2중계약서를 작성했다"는 박 의원에게 "공식계약서만 작성했고,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한 적도 없다"면서 추가자료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급등 직전에 있는 작전주에 투자해 수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우즈베키스탄 대사로 있는 중에 어떻게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주식을 산 것이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증권사 추천종목이었고 매도매수 시기도 제가 판단한 것"이라면서 "4년 정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작전'을 한 것이 라면 그렇게 오래 보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006년(6월 29일)까지 주가가 13.7배가 급증했으며, 이 주식은 그 뒤 우회상장 등 작전주 행태를 보이다 상장폐지됐다"고 압박했으나 김 후보자는 "2006년 8월까지 분할매도했는데, 손해 모면하고 약간의 이득을 본 수준"이라고 피해갔다. 김 의원은 매도매수에 대한 추가자료를 내라고 요구했다.

'제적'을 '수료'로 한 대학원 허위학력 기재는 인정

김 후보자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제적됐으나, 수료라고 학력을 기재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학점미달로 제적됐는데 왜 공무원 인사기록카드에 수료라고 기재했느냐"는 최재성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런 규정은 몰랐고, 4학기까지 다녔기 때문에 수료가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제 불찰"이라고 답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김 후보자에 대한 각종의혹을 종합해 김 후보자를 "억세게 운이 좋은 분"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턱 관절 장애로 방위판정 받는 비율이 0.001%에 불과하고, 다운계약서 문제에 대한 법적 공소시효도 지난해 만료됐으며, 주가 급등전에 관련주식을 사는 예지력을 갖고 있다"고 비꼰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공직생활 34년 중에 (가족을 제외한) 본인 재산은 4억 3천만원에 불과하다며 "재테크에 무능한 분"이라고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가 개회되자마자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김 후보자가 병역도 해결했고 부서내 평가도 괜찮고, 청문회 자료도 성실히 제출할 것이라는 최초 판단과 달리 이명박 정부의 다른 공직 후보자들처럼 다운계약서, 병역, 재산증식에서의 문제 등 필수과목을 이수하고 있다"며 "철저한 검증을 위한 시간의 확보를 위해 해외 국감을 마친 뒤인 10월 20일로 청문회를 연기하거나 최소한 추가청문회를 약속해줘야 한다"고 한나라당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G-20회의 준비가 촉박하다는 청와대의 주장을 받아들여, 내정 발표 불과 6일만에 인사청문회을 여는 것에 동의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합의위반"이라며 거부했고, 박선영 의원도 "일정대로 진행하고, 부족한 게 있다면 차후에 논의하자"고 해 그대로 진행됐다.


태그:#김성환, #인사청문회, #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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