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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리아 미군기지의 오염실태를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

법원이 정부가 아닌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주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진만 부장판사)는 부산환경운동연합이 환경부장관을 상대로 낸 '캠프 하야리아 미군기지 정보비공개결정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7일 '하야리아 미군기지 1, 2차 환경오염영향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며, 구체적인 판결 내용은 12일 알려졌다.

재판부는 "한국과 미국 양국이 주한미군 반환예정 기지의 오염치유수준에 관해 협상 중인 상황에서 조사결과의 공개가 협상의 진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거나 한국에 불리한 결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인정되지 않아 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정보의 공개로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의 비협조가 뒤따른다 해도, 환경부가 환경오염방지에 관한 일반 행정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는 데 현저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환경부는 `중요정책 및 사업 중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자료는 대외비로 분류해야 한다'는 보안업무 규정 시행세칙을 들어 비공개를 주장하지만, 시행세칙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해 법규로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올해 4월 24일부터 서면 옛 하야리아 부대 터를 개방했다.
부산시는 올해 4월 24일부터 서면 옛 하야리아 부대 터를 개방했다. ⓒ 윤성효

범시민운동본부 "환경오염 승소 판결 환영한다"

부산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은 이번 판결에 환영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등으로 구성된 '하야리아공원조성 범시민운동본부'는 13일 오후 부산광역시청 광장에서 이번 '환경오염 승소 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

범시민운동본부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은 헌법에 따른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와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에 부합하는 당연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그간 환경부는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근거를 들어 오염결과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위법할 뿐 아니라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타당성이 없는 사유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하야리아 기지는 시민공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곳이며 부산시민들은 가꾸어 나갈 의무와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환경오염문제는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범시민운동본부는 "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실시설계에 대한 경과와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해 공원조성에 들어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들은 "부산시와 정부는 공원조성에 앞서 환경오염결과에 대한 명확한 자료공개를 토대로 환경오염 치유와 복원을 완벽히 마쳐야 한다"며 "환경오염조사결과 공개 승소판결을 환영하며 철저한 오염조사와 정화 결과를 토대로 부산시민들과 함께 안전한 시민공원으로 조성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산 서면에서 가까운 하야리아 터는 부산경마구락부(1920~1941년), 육군 부산서면 임시군속훈련소(1942~1945년), 주한 미군 부산기지사령부(1945~1954년), 하야리아 부대(~2006년), 하야리아 부대 폐쇄(2006년 8월 15일) 등의 과정을 거쳐 올해 1월 3일 부산광역시로 관리권이 넘어왔다. 부산시는 지난 4월 24일부터 10월 말까지 하야리아 터를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관리권이 한국으로 넘어온 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하야리아 기지 환경오염정화 설계용역'을 주어 토영오염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였다. 정부는 과업수행기간이 초과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에 환경단체가 법원에 소송을 냈던 것이다.


#미군기지#하야리아#서울행정법원#부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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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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