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토)에는 동구 주민 단합대회에 가보았습니다.지난 16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울산 동구 주민 단합대회를 한다고 현수막이 나붙어 있었습니다. 동구청에서 누구나 참여 가능 하다고 문자도 왔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단합대회 장소인 서부구장으로 걸어 갔습니다. 서부구장은 우리 집에서 30분 정도 걸어 가면 산속에 있는 곳으로 지난 2002년 월드컵 대회 때 외국 참가국 선수의 연습을 위해 만든 축구장 입니다.
서부구장으로 가니 무대와 각종 놀이마당이 다 꾸려져 있었습니다. 동구 생활체육회가 주관하고 동구청과 동구의회가 후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동구지역 산 걷기와 단체 줄당기기, 줄넘기, 공차기, 고무신 발로 멀리 날리기, 돼지몰이와 같은 다양한 경기도 있고 상설 부대행사로 체성분검진, 응급실, 다문화 전통의상, 타로점,뻥튀기, 핫도그, 우리농산물, 댄스경연도 있었습니다.
현재 서울 현대기아차 앞에서 모닝을 만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1등 경품으로 나온게 하필 모닝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모두 870여 명에게 돌아가는 시상품을 놓고 경품 추첨도 진행했습니다. 돈이 다 어디서 났는지 정말 대단한 행사 였습니다. 저는 거기에 걷기 하러 갔습니다.
9시가 넘으니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경품 추첨권을 3000매 나누어 준다고 했습니다. 각 동 단위로 운동장에 모여 시작 행사를 했습니다. 간단히 의식행사를 하고 바로 걷기행사로 들어 갔습니다. 행사엔 울산 시장과 울산 동구지역 국회의원, 동구청장과 동구지역 시·구의원들, 그 외에도 수많은 관료들이 참석했습니다.
"니도 우리 동에 같이 뛰어라"저는 그냥 개별로 참석 하는줄 알고 갔는데 온통 동 단위로 참석했습니다. 새마을회, 바르게 살기회 같은 곳에서도 왔습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친구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가 행사 때 입는 옷 하나를 주면서 말했습니다. 얼떨결에 그 동에 소속되어 하루 행사 참여를 했습니다. 식전행사가 끝나고 건강걷기가 진행되었습니다. 3000여 명 넘는 사람들이 서부구장에서 마을 큰 길을 타고 가다 산으로 들어가고 산 한바퀴를 돌아 다시 서부구장으로 돌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6키로 넘는 거리를 걸어서 다시 행사장에 도착하니 국밥으로 점심을 주었습니다. 3000여 명의 국밥을 준비했으니 엄청나게 많은 양입니다. 식당은 주차장 한 곳을 모두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의자와 식탁이 배열되어 있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행사장으로 가니 오후 1시부터 다시 행사가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마을 단체 경기가 진행 되었습니다. 단체 줄넘기와 단체 줄당기기를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운동경기가 진행됐습니다.
다른 한 쪽에선 종일 댄스경기를 했습니다. 핫도그, 뻥튀기 같은 간식거리를 공짜로 주었습니다. 핫도그 하나 먹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습니다. 타로카드, 다문화전통의상 입고 사진 찍기도 있었습니다. 각 동별 행사장엔 음료와 술, 안주거리가 푸짐하게 주어지고 있었습니다.
"자, 지금부터 행운권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동별로 모두 운동장으로 모여 주세요"행운권은 각 1장씩 지급된다고 했습니다. 모두 3000매가 준비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운동장으로 나가서 동별로 앉아 있었습니다. 젊은 진행자들이 행운권을 돌아 다니며 나누어 주었습니다. 행운권 추첨이 다 끝날때까지 기다려 보았으나 870여 명이나 타는 행운권 추첨에 한 번도 들지 못했습니다. 자전거 하나 걸렸으면 싶었는데 모두 6대가 걸린 자전거도 타지 못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100% 만든다는 현대기아자동차 모닝은 50대 중년 부인이 타 갔습니다. 아쉽게도 그냥 기념품 하나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행운권 추첨이 끝나고 모든 행사는 끝이 났습니다.
10월 17일(일)에는 현장투쟁단 단합대회에 가보았습니다.'10월 17일 09시부터 00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현장투쟁단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하는 단합대회가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문자를 받았습니다. 16일에 이어 17일은 현장투쟁단 단합대회에 가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에겐 중요한 모임입니다. 그래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곳을 잘 몰라 좀 일찍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 다 되어 00초등학교 운동장에 갔습니다. 초등학교 운동장이라 그런지 작고 아담 했으며 인조잔디로 운동장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 모두 40여 명이 모였습니다.
간식으로 사온 먹을 거리가 막걸리와 맥주 그리고 과자 몇 봉다리 였습니다. 모인 노동자들은 편을 갈라 축구를 했습니다. 세 편으로 나누어 전·후반전 20분씩 해서 3번 공을 찼습니다. 저는 다음날 피곤할 것 같아서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모인 노동자는 모두 이번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으로 만났습니다. 어제(16일) 우리편 이기자고 모여 손바닥 얹고 한 구호가 '화이팅'이었다면 오늘(17일)은 '투쟁'으로 대신 했습니다. 어제 행사와 오늘 행사는 규모면에서나 성향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공을 다 차고 우리는 모두 가까운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었습니다. 어제 모인 사람들은 행사 이야기와 사는 이야기를 주로 했지만 오늘 모인 노동자는 불법파견에 대해 이야기 하고 투쟁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제 모인 사람들도 노동자들이 많았겠지만 어디서도 그런 대화 나누는 것을 못 보았지만 오늘은 화제거리 자체가 불법파견과 투쟁 뿐이었습니다.
저와 몇 명의 해고자 신분을 한 노동자는 오후 1시까지 이번 불법파견 집단소송 문제로 변호사 면담을 가야 했기에 바삐 일어났습니다. 거기 모인 다른 노동자는 현재 출근을 하고 있는 노동자로서 오후 2시 30분부터 불법파견 집단소송 관련 변호사 면담이 잡혀 있다고 했습니다. 우린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 났습니다. 어제와 오늘 단합대회란 이름은 같은데 그 여운이 남기는 성향은 완전히 방향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