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의 '굴욕'은 계속됐다.

 

지난 6일 국정감사 때 '재탕' 인사말로 업무보고조차 못하고 퇴장해야 했던 조 위원장은 19일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업무보고를 하기도 전에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조 위원장이 문제가 됐던 '재탕' 인사말의 책임을 물어 사무총장 이하 부서장급에게 보직사퇴서를 받고 실무담당자의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방위원들은 이를 기관장 본인이 할 업무보고 및 인사말을 최종 확인하지 못한 책임은 도외시한 채 부하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 '비겁한 행동'으로 봤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조 위원장의 업무보고에 앞서 "국회에 제출되는 자료 중 중요 사안일 경우 위원장이 최고 확인자인데도, '재탕' 인사말 사태에 대해 위원장이 영진위 간부들의 보직사퇴서를 받았다고 한다"며 "비겁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위원장이 직원들을 이렇게 다룬다면 어떻게 국감을 할 수 있겠나"며 "자신의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한 파렴치한 행동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조 위원장은 "지난 6일 영진위 국감 과정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실수를 일으켜 정상적인 국감이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저의 부덕한 소치이고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 한나라당 의원조차 "문화부 역량 개탄스러워"
ⓒ 최인성

관련영상보기

 

"'재탕' 인사말, 자기 책임이라더니 직원에게 책임 전가하나"

 

그러나 조 위원장이 인사말을 마친 다음엔, 조 위원장의 '이중적인 인식'이 문제가 됐다.

 

앞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 조 위원장이 인사말에선 "작은 불티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킬 수 있는 것처럼 실무진들의 실수가 여러 노력들을 무기력하게 할 수 있으며 저희 기관에도 손상을 입혔다"며 '재탕' 인사말로 인한 국감 파행 책임을 담당직원에게 돌린 것.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어떤 게 진짜인가, 이런 식으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인사를 하고 있다"며 "이중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영진위원장의 업무보고를 받아야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장병완 민주당 의원도 "위원장으로 부르고 싶지 않다"며 "조희문씨가 시종일관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문방위원회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호통을 쳤다.

 

또 "작성부터 인사말을 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본인 스스로 하지 않고 담당자에게 다 미루지 않았나"며 "사퇴하라 했으면 처신을 신속히 해서 빨리 해결토록 해야지 무슨 낯으로 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겠나"고 사퇴를 촉구했다.

 

조 위원장의 진퇴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급히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조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사실상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데 여러 통로로 들으셨겠지만 해당 부처인 문화부에서 조 위원장에 대한 해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동의하신다면 조 위원장 대신 부위원장이 대신 질의응답에 나서게 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의했다.

 

결국 여·야 의원으로부터 모두 '퇴장' 권고를 받은 셈. 10여 분의 정회 동안 진행된 여·야 간사 간의 협의에 따라 조 위원장은 국정감사장에 남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 수모의 시작이었을 뿐이었다.

 

"국회가 문화부 뒤치다꺼리하는 곳이냐"... 여당 의원마저 해임 촉구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영진위 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문화부 관계자와 김의석 영진위 부위원장을 잇달아 불러 조 위원장의 사퇴 필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둘 모두 우회적이긴 했지만 "영화계의 정상화를 위해선 조 위원장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특히 문화부 관계자는 "문화부는 조 위원장의 인사문제만이 아니라 영진위의 정상화, 영화계의 현안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관심사"라며 해임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들로부터 충분한 답변을 얻어낸 최 의원은 "문화부나 영화계 등 문화예술계 전체가 영진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며 "조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사퇴를) 결정하시라"고 촉구했다.

 

이에 조 위원장은 "영화계나 주변에 제 문제, 영진위와 관련된 문제로 논란과 걱정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소신껏 일을 했고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기간 동안 (영진위원장으로서) 충실히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소통의 문제라든가, 다른 문제로 인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취지와 다르게 논란으로 변질된 부분도 있다, 여기서 (사퇴를)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최 의원의 권유를 거부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의 답변은 여당 의원의 호통을 이끌어냈다. 특히 김성동 한나라당 의원은 "영진위원장 한 사람 때문에 소중한 국감시간이 얼마나 허비되고 있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문화부가 책임을 넘기면 국회가 뒤치다꺼리하는 곳이냐, 문화부의 역량이 개탄스럽다"며 조 위원장에 대한 조속한 해임을 촉구했다.


태그:#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국정감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