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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1일 오후 4시 53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시진핑의 MB평화 훼방꾼 발언' 공개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한 데 이어 21일엔 여당 지도부가 총공세를 펼쳤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벌처럼 쏘아대도 죽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도 아닌 내용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것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훼손할 뿐 아니라 한·중 관계 발전에 장애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이어 "박 원내대표는 지난 9월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천안함의 진실을 덮기 위한 것이라고 호도해 국민의 지탄을 받은 바 있는데, 단순히 거짓말을 일삼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국가 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마저 무시하는 것을 보면서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박 원내대표는 당장 국민과 대통령에게 깊이 사과하시기 바란다. 정치인의 본분과 무거운 책임감에 대해 깊이 자성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객관적으로나 정황적으로나 대통령이 임명한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들이 배석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진핑 부주석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박지원 원내대표께서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발언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건전한 정치문화를 방해하는 훼방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서 국제관계에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어느 나라 주요 인사들이 한국 정치인을 신뢰하겠는가, 어느 나라 주요 인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안심하고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 외교관이 제게 전화해 '이런 발언 한마디로 대중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는데, 이건 외교관 100명이 10년 동안 노력해도 복원하기 힘든 그런 일'이라고까지 얘기한다"며 "자기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그렇게 국익을 훼손하고 국제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벌떼처럼 쏴봐야 죽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뭐하는 곳?"

 

이에 대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벌떼처럼 날아들어서 쏘아봐야 죽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저는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이 총리·장관 인사청문회나 영포회 등과 관련해 한 발언 사례를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이 사실(시진핑 발언)은 제가 전에도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고 보도가 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청와대 대통령실은 뭐하는 곳인가? 만약 야당 원내대표가 이런 발언을 수차례 했다고 하면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제게 유감 표명을 할 수도 있고 협력을 구할 수도 있고 사실을 설명할 수도 있을 텐데 며칠 지나서 갑자기 '이적행위', '대응하는 것을 봐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부의 보고는 믿고 (시진핑 부주석과 만나는 자리에 참석한) 우리 측 인사들이 얘기한 것은 믿지 않는 것인지 유감스럽다"면서도 "이 정도에서 저도 그치겠다. 벌처럼 날아들어서 쏘아봐야 그렇게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 "박 원내대표가 거짓말쟁이라는 건 본인 빼고 다 알아"

 

청와대는 박 원내대표에게 '거짓말쟁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계속하면서도 "한번 엄중하게 얘기했으면 됐다"며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을 만나 "박지원 원내대표가 거짓말쟁이라는 것은 본인 빼고는 다 안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민주당 문희상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외교부 국감에서) 잘못을 지적하는 등 (야당) 자체적으로 벌써 문제 제기가 생긴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박 원내대표에게만 책임을 묻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상 의원은 "(시진핑 발언이) 진실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발언 내용을 얘기한 것은) 부적절했다. 국익에 손실이 올 수 있으니 이 정도에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회창 대표도 "만약 (시진핑이) 훼방꾼이라는 말을 썼다면 중국 지도자로서 매우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이다. 그러나 밝힐 수 없는 진실게임은 그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태그:#박지원, #안상수,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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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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