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 권우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지난해 5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노릇을 한다고 말했다"는 그의 전언을 중국 외교부가 21일 공식 부인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부주석이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훼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확인해 본 결과 이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 대변인은 "우리도 관련 보도와 한국 정부의 입장 발표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중국 정부의 외교적 입장을 이해한다"며 서면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저로서는 우리 정부의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의미에서 사실을 말한 것"이라며 "그 이상 논란이 되는 것은 한중 양국간의 외교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며 국익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거짓말로 국민 현혹"... 박지원 "더이상 언급 안겠다"
김대중-시진핑 면담에 배석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시 부주석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훼방꾼' 표현을 사용했냐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 본 적 없다. 벌떼처럼 날아들어서 쏘아 봐야 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박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로 머쓱하게 됐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가 있기 전에 "박 원내대표가 거짓말쟁이라는 것은 본인 빼고는 다 안다"고 공격했던 청와대는 "박 원내대표의 거짓말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더욱 기세를 올렸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거짓말로 국민들을 현혹시켰고, 중국에 대해서는 대단한 외교적 결례를 했다"며 "더 이상 개인과 소속당의 정치적 욕심으로 외교를 악용하고 국익을 훼손하며 국민과 국가를 망신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박 원내대표가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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