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모범적인 사회공헌사업'으로 평가받아온 '청각 도우미견 사업' 등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에버랜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청각 도우미견과 인명구조견 등의 사회공헌사업을 축소하기로 결정하고 75명의 관리인력 중 73%에 해당하는 55명에게 퇴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측도 이러한 사업 축소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나 탐지견 등은 계속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측 "구조견과 청각견은 중단하지만 안내견 등은 계속된다"
삼성측은 22일 오전 트위터(twitter.com/MydognSamsung)를 통해 "에버랜드 사회공헌활동 중 정부에서 주도하는 구조견과 수요가 제한적이고 다른 보조도구가 많은 청각견 지원활동은 중단하며 안내견, 탐지견, 반려견 등은 계속한다"고 해명했다.
삼성측은 "언론에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에버랜드는 리조트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전배 또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청각도우미견 등의 양성을 맡고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수익성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안내견 사업과 관련된 인력도 축소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15일 "전체 임직원 4000여 명 중에서 100여 명을 희망퇴직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안내견 사업은 '애견가'로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의해 시작됐다. 삼성이 지난 1993년 에버랜드 근처에 '삼성안내견학교'(경기도 용인시 포곡면)를 세워 시각장애인 안내견 등을 양성해 무상분양해온 것. 안내견을 양성하는 곳은 삼성에버랜드며, 삼성화재가 사회공헌사업으로 후원하고 있다.
삼성안내견학교는 2009년 말까지 시각장애인안내견 130마리, 청각도우미견 62마리, 인명구조견 28마리 등을 분양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매년 30-40억원을 투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초 이곳에 삼성그룹 소유의 그림 수천 점이 보관된 것으로 드러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삼성의 한 관계자는 "언제부터 안내견학교에 그림을 보관해왔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호암미술관이 그림을 전시하기 적합하지 않아 이곳에서 주로 보관해 왔다"고 해명한 바 있다.
노회찬 전 대표의 '트윗 제보'로 처음 알려져... "축소 안 된다" 반응
삼성의 '도우미견 사업 축소' 사실은 '파워 트위터 이용자'인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가 제보를 받아 21일 트위터에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다.
노 전 대표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삼성에버랜드를 잘 아는 분이 트위터 쪽지(DM)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제보해왔다"며 "원래 제보에는 '총수가 지시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표는 "또다른 재벌 기업의 사회공헌사업 축소 제보도 들어왔다"며 "사회공헌사업을 한다고 폼만 잡다가 관심이 적어진 때를 틈타 축소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표가 제보 내용을 올린 뒤 수백 건이 넘는 리트윗(RT, 재전송)이 잇달았다. "칭찬 받을 일이 점점 없어지는군요"(bh90000s), "울나라 안내견은 삼성이 유일한데 축소라니"(Kristin_Kang), "또 하나의 만행"(pearljam1113) 등의 비판적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아이디 'baesunyoung'은 "대학교 때 삼성 시각장애인 안내견 덕분에 학교를 잘 마친 장애우가 있었다"며 "좋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인데 (사업축소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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