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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로 매질을 당한 B군의 엉덩이와 종아리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몽둥이로 매질을 당한 B군의 엉덩이와 종아리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 학부모 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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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메를 폐기하고 '신입생 서약서'를 없애겠습니다. 더불어 경기도학생인권조례를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일명 '떡메 체벌'과 신입생들에게 순응을 맹세하도록 하는 '순응 서약서'로 물의를 일으킨 경기도 수원의 A고교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A고교는 24일 오후 교장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인권 선도하는 새로운 학교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떡메 체벌'이 언론에 보도된 지 사흘 만에, 경기도교육청의 특별감사가 실시된 지 이틀 만에 나온 발표다.

A고교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월 14일 수업 중 학생 체벌 문제로 물의를 야기시켜 많은 분들에게 염려를 끼쳐 드렸다"며 "이에 본교에서는 학교 문화를 쇄신하고 학생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학생들에게는 자율과 책임을 함께 하는 학생상을 구현하고, 교원은 정성과 사랑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친인권적 교원 풍토를 조성하기로 다짐한다"고 밝혔다.

A고교는 구체적인 쇄신 내용과 관련 우선 "논란이 되어 왔던 학생 지도용 '떡메'를 모두 회수하여 폐기하고, 떡메를 근절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이와 더불어 "학생과 학부모 간에 소위 '체벌 동의서'로 불리는 '신입생 서약서'를 없애 그간의 오해를 불식 시키고, 체벌을 한 교사에게는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떡메'와 순응서약서 없애고 학생인권조례 충실히 이행"

또 A고교는 "학생과 학부모, 교원에 대한 인권교육을 체계적이고 구체화하고 강화시켜 인권신장을 위한 교육을 내실화하겠다"며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공포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여, 인권을 선도하는 새로운 학교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A고교 J교장은 "학교 운영 쇄신 방안을 홍보하고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10월 25일 16시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학부모 학년별 대표, 학생 대표, 교원 대표, 동문회 관계자 등과 협의회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A고교에서는 1학년 학생 두 명이 1교시 수학수업 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떡메'로 불리는 몽둥이로 엉덩이와 종아리를 40대 넘게 맞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체벌로 인해 한 학생은 항문에서 출혈이 일어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두 학생은 수업권을 빼앗기고 당일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교무실 앞 복도에서 무릎을 꿇은 채 시간을 보는 체벌을 받았다. 또 당일과 다음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도 교무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또 A고교는 매해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학교의 여하한 조치에도 순응할 것"이라는 서약서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이 서약서를 일명 '신체포기각서'라 부른다.

이 같은 '과잉 체벌'과 서약서는 21일 밤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보도돼 사회적인 논란을 불어왔다.

애초 예상과 달리 A고교가 이처럼 발 빠르게 '항복' 조치를 취한 것은 크게 번진 비판 여론과 발 빠르게 진행된 경기도교육청의 특별감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은 '떡메 체벌'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자마자 특별 감사반을 A고교에 급파했다. 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된 이후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A고교가 "학생인권조례 충실한 이행"을 약속함으로써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고교는 두발규제, 강제 야간자율학습 실시, 교사 체벌 등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금지하고 있는 핵심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는 학교로 유명했다. 이 때문에 수원 등 경기도에는 "수원 A고교가 학생인권조례를 실시하면 다른 학교는 볼 필요도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태그:#체벌, #떡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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