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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책겉그림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조화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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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와 미망인을 도우며 한국 선명회로 시작했던 월드비전 역사가 60년이 됐단다. 1950년 한국전쟁 중 피어스 목사가 한경직 목사와 협력하여 설립한 한국선명회, 1991년에는 수혜국에서 후원국으로, 1998년에는 월드비전이란 명칭으로, 2000년에는 북한에 씨감자 생산지원사업을 벌여 첫 수확을, 그리고 2009년에는 장기후원자 30만 명을 돌파했단다.

글쟁이 최민석과 사진작가 유별남이 2009년 월드비전의 한 팀을 이뤘다. 30만 명에 달하는 후원자들에게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상세하게 알릴 임무를 띠고 월드비전 사업장 전 대륙을 돌며 1년간 취재한 것이다.

총 7만8천km 비행, 1만2천km 주행, 신발 세 켤레, 7만2천자의 기사, 62기가 사진, 4개월 이상의 피부병과 장염, 2리터 이상의 땀과 눈물, 그것으로 15개 도시를 방문했단다. 그 희망의 기록이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조화로운 삶)이다.

그들이 밟은 첫 땅. 그곳은 볼리비아였다. 볼리비아는 남미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이고, 북부 오루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곳이라 한다. 해발 4,500m 위의 고산지대에 집을 짓고 사는 이들, 그곳에서 글을 아는 사람은 10명 중 2명뿐이고, 5세 이하 사망률도 최고라 한다.

거기서 만난 15살 소년광부. 그는 30세 때 광산에서 척추를 다친 아버지로 인해 어머니와 10남매의 식구들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무렵 광산을 찾아 여러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한다고 한다. 그것으로 겨우 1달러를 받아가며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두 번째 꼭지로 등장하는 나라, 그곳은 동유럽 보스니아다. 동유럽 하면 그래도 멋진 까페와 자유와 낭만이 연상되지 않던가. 하지만 보스니아는 지구상에 가장 이율배반적인 공간이란다. 이유가 뭘까? 시내 곳곳에는 총격을 당한 건물들이 벌집처럼 흉부를 드러내고 있는 탓이다. 젊은이들도 대부분 1달러 이상의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그곳 집시촌의 자야드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라예보 쓰레기장을 뒤지러간 아버지와 동생을 기다리며 살고 있다.

"그저,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아주 평범하게 학교 다니며 숙제하면서 살게 하고 싶어요."(152쪽)

이는 네팔에서 만난 10살 이혼녀 누주드가 한 말이다. 그녀는 강제조혼 후에 이혼을 당한 처지였다. 그녀가 가장 그리워했던 것은 학교에서 수업 받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사실 네팔은 히말리야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하지만 인구 70% 이상이 하루 2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고, 성인 절반은 글도 모르고, 인구 절반은 실업자라 한다. 그러니 누주드가 평범한 삶을 꿈꾼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네팔 아이들은 대부분은 그것조차 보장받지 못한다고 한다.

한편 그들 일행은 네팔에서 싼티라는 15살 얘기 엄마를 만난다. 15살에 어떻게 애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초경 전에 시집을 보내는 지역관습과 힌두교의 문화 때문이란다. 그곳에서는 남편과의 나이차가 적게는 7-8살, 많게는 20살이 난단다.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조혼을 택한다는 것이다. 허니 남편이 죽으면 이른 나이에 과부가 되고, 불결하게 여기는 재혼풍습 때문에 그 또한 맘대로 못한단다. 어린 나이에 시집가, 이른 나이에 과부가 된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이 후원자는 좁은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도, 아프리카의 잠비아 아동이 자기보다는 힘든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후원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역시 힘든 일을 겪어 본 사람이 힘든 사람의 생활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 고시원 쪽방에서 공부하고 잠드는 스물다섯의 어린 청춘은, 자신이 겪는 일상이 힘들기 때문에 힘든 아프리카 아이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다."(312쪽)

이는 월드비전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한 고시원생을 두고 한 말이다. 25세 여성인 그 고시생은 자신의 통장에서 2만 원이 이체되지 않아 월드비전 지부로 전화를 한 것이었다. 고시원 삶은 힘들고 고달픈 생활이다. 헌데도 그녀는 자신보다 더 힘들어할 해외아동을 위해 그렇게 꼬박꼬박 지원해왔던 것이다. 헌데 지금은 그것이 3만 원으로 인상됐다고 한다. 허니 월드비전으로서도 고시원생과 같은 처지의 후원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한다.

월드비전은 사실 결연아동을 위한 후원금으로 매달 3만원을 모금한단다. 그 3만 원을 하나씩 하나씩 모아 전세계 열약한 마을을 변화시킨단다. 그것으로 대륙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돕는단다. 식수사업, 위생과 보건, 교육, 소득증대와 주민 역량강화 등 지역개발사업이 그것이다.

월드비전 60년. 한국 땅에서 '선명회'로 시작한 그 단체는 지금도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대륙별 나라 곳곳에 꿈과 생명과 인권을 쏘아올리고 있다. 물 없는 곳에 물을 퍼올릴 땅을 파고 있고,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고, 어린이들의 생존권과 빈곤퇴치 운동에도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어떤가? 그대도 이 일에 함께 동참하고 싶지 않은가?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2010)


태그:#월드비전, #지역개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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