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대이동굴지대가 있다. 대이는 큰 대(大)자와 귀 이(耳)자를 써서 큰 귀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고 보니 동굴모양이 귀와 비슷하다. 작은 구멍을 통해 여기저기로 이어지는 모습이 딱 그렇다. 아마 내가 작아져 누군가의 귓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딱 동굴과 같은 모습이리라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대이동굴지대에는 총 6개의 동굴이 있고, 그중 2개 '대금굴'과 '환선굴'만 개방이 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 '관음굴'도 유명하지만 아직 속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궁금하지만 아쉬운 대로 이번엔 환선굴을 찾기로 한다.
오늘은 10월 21일, 환선굴은 작년 4월 친구들과 찾은 이후로 6개월만에 두 번째 방문이다.
새벽에 도착해 추암해변에서 날을 꼴딱 새며 술잔을 기울이다 동이 트고 바로 앞 민박집으로 들어가 한 3시간 자고 찾았던 이곳. 한 번 찾았던 곳이라 그런지 익숙하고 친근하다.
개인적으로 가보지 못한 대금굴이 더 땡기지만, 대금굴은 인터넷으로 예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 대금굴이 환선굴의 끝부분일 거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으니 어차피 같은 굴일 수도 있다. 환선굴이 왼쪽 귀라면 대금굴은 오른쪽 귀가 될 수도 있다니 그 사이는 아직도 신비의 공간인 것이다.
입구에서 매표를 하고 모노레일 승강장으로 이동한다. 입구에서 모노레일까지 이동하는 길에 신선교, 통방아, 굴피집, 너와집 등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승강장까지는 750m, 환선굴까지는 1.3Km이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찬찬히 걸어보는 것도 좋다. 오르막이 힘들다면 올라갈 때는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올 때는 걷기를 권해본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없었던 모노레일이 생겨 편리하겠구나 했지만 그 현장을 직접 본 나는 너무 놀라고 말았다. 산세를 가로질러 뻥하고 뚫려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만 들어 혼란스럽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게다가 모노레일에서 환선굴까지는 겨우 550m. 오르막산길이지만 작년에 가 본 바로는 그다지 험한 길도, 먼거리도 아니다. 그 짧은 길을 좀 더 편하게 가보겠다는 인간의 이기심에, 이런 쌩뚱맞은 모양새를 갖춰버리고 만 것이다.
얼마나 더 당해 봐야 인간은 자연 그대로가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을까? 인간의 편리를 위해 파헤쳐지고 잘려나갔을 생명들이 안타까워지지만 난 또 그 편리를 거부하지 못하고 우리를 실어나를 조그마한 공간 속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
환선굴을 주 통로가 3Km이고, 총 연장이 8Km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도 정확한 총 연장은 잘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동굴 내부에는 수많은 작은 휴석으로 이루어진 옥좌대, 휴석, 유석, 커튼 등의 동굴생성물이 뛰어난 경관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고 종유관, 동굴진주, 동굴산호 등의 동굴생성물이 큰 규모의 광장과 힘차게 흘러내리는 동굴수와 조화를 이루며 화려한 장관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환선굴에서 발견된 동굴동물은 모두 47종이며, 이 중에서 환선장님좀딱정벌레 등 4종이 환선굴에서만 발견되거나 환선굴이 표본의 기준 산지로 기록되고 있다.
환선굴에는 유래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먼 옛날 대이리 마을의 촛대바위 근처에 폭포와 소가 있어 아름다운 한 여인이 나타나 멱을 감곤 하였는데 어느날 마을 사람들이 쫓아가자 지금의 환선굴 부근에서 천둥번개와 함께 커다란 바위더미들이 쏟아져 나오고 여인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 여인을 선녀가 환생한 것이라 하여 바위가 쏟아져 나온 곳을 환선굴이라 이름짓고 제를 올려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게 되었다. 여인이 사라진 후 촛대바위 근처의 폭포는 물이 마르고 환선굴에서 물이 넘쳐 나와 선녀폭포를 이루었다."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먼 옛날 한 스님이 수도를 위해 이 동굴로 들어갔는데, 나오는 것을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서 사람들은 스님이 신선이 되었다고 믿고는 이 스님을 환선이라 불렀으며 동굴의 이름도 환선굴로 하였다 한다. 이곳에는 스님이 기거하던 온돌터와 아궁이, 그리고 약초를 빻던 돌절구 등의 유적이 남아 있어서 환선스님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당시 환선스님이 짚고 왔던 지팡이는 환선굴을 오르는 길목의 산신당 앞에 꼽혀져 엄나무로 자라고 있다."
[TIP]°소요시간 °도보이용 : 약 2시간(매표소~입구이동 : 1시간 왕복/동굴내부관람 1시간) 모노레일이용 : 약 1시간40분(매표소~입구이동 : 40분 왕복/동굴내부관람 1시간) °관람 및 모노레일 이용시간 °동절기(11월~2월) : 08:30~매표마감 16:00(입장완료 16:30) 하절기(3월~10월) : 08:00~매표마감 17:00(입장완료 17:30) °환선굴 요금안내 °어른 : 4,000원(단체 3,500원)청소년, 군인 : 2,800원(단체 2,500원)어린이 : 2,000원(단체 1,700원할인 : 삼척주민 50% | 장애인,국가유공자, 경로우대자,신기면주민 : 무료(경로 : 65세 이상)°모노레일 요금안내 °어른,청소년,군인 : 편도 3,000원 / 왕복 5,000원어린이 : 편도 2,000원 / 왕복 3,000원※단체 : 개인과 동일°주차요금안내 °버스 2,000원 소형 1,000원 경차 500원 °문의 °환선굴 관광안내소 : 033-541-9266°찾아가는길 °-자가용 이용시-서울방면 : 서울→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삼척(38번국도)→신기(우측)→대이리(환선굴)부산방면 : 부산→경주(7번국도)→삼척→태백방향(38국도)→신기(우측)→대이리(환선굴)태백방면 : 태백→도계(38국도)→신기(좌측)→대이리(환선굴)-대중교통 이용시-삼척종합버스터미널 주변 삼척버스정류장 버스정류장에서 60번 좌석버스 탑승후 39개 정류장 지나 환선굴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 삼척시내간 30분 소요 / 시내버스(06:30~18:30 운행) : 화성고속 552-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