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 해 동안 흘린 땀과 노력을 거두어들이는 계절 가을. 이 계절 누구보다도 추수의 감격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바로 농부들이다.

 

 

지난 주 토요일(10월 30일), 충남 부여군 홍산면 상천리에 있는 한 논에 추수 감사 고사를 지내려는 농민들이 모였다. 이날 행사는 단순히 한해 농사 결실에 대한 감사에 그친 게 아니라, 남과 북의 통일을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된 '통일쌀 벼베기'였다. 이날 이 행사에 참여한 한 농민은 "이게 바로 북으로 갈 통일쌀"이라며 의미있는 벼베기 행사에 무척 감격해 있었다.

 

부여군농민회에서는 2007년부터 1100평 논에 쌀을 심어 수확한 쌀을 북녘동포들에게 보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통일부의 불허로 대북쌀지원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에는 북녘 홍수피해로 인해 인도적 대북쌀지원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확산되었고, 이에 지난 9월 17일,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남쪽 쌀이 휴전선을 넘어 갔다. 이를 계기로 '통일쌀운동본부가' 전국 각지에서 발족하는 등 대북쌀지원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에 올해 부여군농민회는 4년째 계속해왔던 통일쌀 경작지에서 생산된 쌀을 다시 북으로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이번 '통일쌀 벼베기'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사무처장까지 맡고 있는 이근혁씨는 "올해에는 부여 통일쌀 경작지에서 수확한 쌀뿐만 아니라, 충남 각 시군농민들이 십시일반 모금을 했다"며 "시군별로 최소 100가마 정도는 모금해서 대북지원 통일쌀가마니를 채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농민들의 시름은 올해에도 잦아들지 않았다. 이근혁 사무처장은 "올해 비와 태풍 피해로 예년에 비해 소출이 30%정도 줄어들었고, 이런 흉년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고로 적재된 쌀이 남아돌아 쌀값은 하락한 채 그대로"라며 한숨을 지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겨레하나되기대전충남운동본부 박희인 운영위원장은 "농협 추산, 현재 대전충남지역에 적재되어 있는 쌀은 충남 11만톤, 대전 10만톤으로, 전국 적재량 150만톤 중 14%에 달하고 있고, 이런 재고상황에서는 쌀값이 안정화될 수 없을 것"이라며 "농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동시에 식량이 부족한 북녘 동포들을 돕기 위해서는 '대북쌀지원 법제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 운영위원장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충남도만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가 없다"며 "조속히 조례를 재정해 남북교류에 대한 법적 기반과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여 실질적 교류협력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다 하더라도, 통일시대를 예비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준비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충남지역에서도 지난 10월 14일, '통일쌀보내기대전충남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통일쌀모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충남농민들이 모은 쌀과 지자체 기금, 민간단체 모금을 더해 200여 톤의 쌀을 모을 계획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가사는 통일뉴스(http://tongilnews.com)에도 동시에 송고할 예정입니다.


태그:#통일쌀, #통일쌀벼베기, #통일쌀추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