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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일 오후 4시 45분]

삼성 "MBC 정보 유출 유감... 회사 차원에서 벌어진 일 아냐"

삼성이 MBC 내부 정보 유출 파문에 대해 "삼성직원이 관련됐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3년 전 MBC에서 삼성경제연구소로 이직한 오아무개 부장이 퇴직 후에도 MBC 아이디가 살아 있어서 개인적 관심으로 접속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보 유출 사건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그룹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삼성은 이번 사안이 회사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다만 내부적 조사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 노조 관계자는 "삼성은 윗선에서 보고 받은 바가 없다는 것인데, 마치 밥은 먹고 똥은 누지 않았다는 것과 같다"며 "삼성이 MBC의 오보 사례를 들며 조직적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오만하고 뻔뻔하게 나오는데 언론이 삼성을 제대로 비판하고 감시했다면 이렇게까지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이 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삼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유출 사건에 대해서만 유감을 표시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삼성에 명확하게 경고를 했어야 했는데 사장의 입장문에는 삼성이라는 단어가 한 글자도 들어가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확실하게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삼성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3일 발표한 논평을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언론사의 뉴스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비판적인 내용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삼성의 감시와 통제는 경악스러운 일이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삼성은 '직원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아무도 믿지 못할 변명을 하기보다는 철저한 조사를 거쳐 이번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공개하고 책임자 문책과 공개 사과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1신 : 3일 낮 12시 18분]

MBC "정보 유출 유감... 삼성이 자체적으로 조사해야"
김재철 사장, 삼성 거론 않고 입장문 발표... 삼성 "해프닝, 억울하다"

김재철 MBC 사장이 회사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MBC 측은 삼성의 직원이 MBC의 사내 정보를 들여다본 것에 대해 삼성 차원의 진상 조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MBC 노조 역시 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삼성은 더 늦기 전에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해 그 진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모든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김 사장은 2일 오후 사내 특보를 통해 "사원들이 취재한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줘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사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정보를 유출시킨 직원을 일단 대기 발령했으며, 진상 조사가 끝나는 대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 사장이 공식적으로 회사 정보 유출 사건을 인정하고 나선 것. 그러나 김 사장은 입장문에서 삼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여의도 MBC본사와 상징 조형물.
 여의도 MBC본사와 상징 조형물.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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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정보를 유출한 당사자는 MBC 뉴스의 기본 자산인 취재 및 편집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하는 정보 관리 시스템 운용 임무를 맡은 직원"이라며 "누구보다도 보안 의식이 투철해야 할 직무인데도 외부인에게 정보를 유출시킨 것은 본분을 망각한 행위로, 용서받을 수 없는 도덕적 해이이자 중대한 해사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 분야의 정보를 바탕으로 기사를 쓰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언론사인 MBC에서, 정보는 사활을 좌우하는 중요 자산"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 시스템의 보안과 인력 체계를 재점검하고 더욱 강화하도록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BC "삼성이 진상 파악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MBC 사측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이뤄진 가운데 MBC 내부에서는 삼성 측의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삼성이 진상을 파악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삼성이) 진상을 파악해서 문제가 있다면 해당 인사에 대해 문책을 하고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MBC에서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MBC 내부 게시판에 접속하여 정보를 훔쳐본 것으로 알려진 오아무개 삼성경제연구소 부장에 대해 삼성이 자체적인 조사를 벌여 문제가 있을 경우 문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국장은 "(다만) 조직적으로 삼성이 사주를 했느냐는 부분은 밝혀진 게 없어서 조직적 개입에 대해 얘기할 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삼성 "MBC를 조직적으로 관리한 것이 아닌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

이에 대해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오 부장이 삼성으로 와 홍보맨이 되었는데도 기자 때 쓰던 MBC 아이디가 퇴사 후 1년 동안 살아 있어서 벌어진 해프닝"이라며 "MBC의 최근 보도를 보면 그룹에 대한 오보가 많은데 삼성이 MBC를 조직적으로 관리했다면 그런 보도는 막았을 것 아닌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 부장이 몸은 서초동에 있으면서 마음은 여의도에 있고, 한동안 반은 홍보맨이고 반은 기자로 살았던 것 같다"며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해오면서 지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오 부장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 "개인적인 실수로 징계를 내린다는 게 비인간적인 측면이 있다"며 "MBC의 조사가 끝나면 내부적으로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체 조사에 대해서는 "우리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는 있지만 오 부장 개인에게 물어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삼성 측은 오 부장이 MBC에서 퇴사한 2007년 6월 이후에도 기자 시절에 쓰던 ID가 1년 동안 열려 있어 이를 통해 정보를 봤을 뿐이라는 태도이지만 MBC 측의 조사 결과는 이와 달랐다. 이진숙 국장은 "올해 7월까지도 오 부장과 MBC 직원 간의 정보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양측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오 부장에게 사내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 문아무개 정보시스템팀 차장에 대한 징계 절차는 이번 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국장은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주 안에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인사위원회 일정은 3일 열린 간부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MBC , #삼성, #내부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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