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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국가산단 야경
 여수국가산단 야경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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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대기업 L사 직원과 지방의 일간 신문 주재기자가 공모해 벌인 취업 사기 사건으로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피해자들이 지난 10월 28일 경찰에 고소한 내용에 따르면, L사 직원 박아무개(52)씨와 지방지 기자 정아무개(39)씨가 공모해 박씨의 회사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여 8명의 피해자로부터 5억4천만 원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그러나 3일 현재 피해신고가 추가로 접수돼 피해자는 11명으로 늘었고, 피해금액도 7억3000만 원으로 늘었다. 박씨와 정씨는 피해자들로부터 4000만 원에서 8000만 원을 받고 차용증을 써준 후 특별채용하겠다고 속였다. 그후 고소 낌새를 눈치 챈 박씨가 휴가를 내고 중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03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노조간부가 취업희망자로부터 1억5천만 원을 받은 혐의 때문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혐의로 구속됐다.

비슷한 사건은 타 회사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2006년 여수산단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초등학교 동창 등 8명으로부터 11차례에 걸쳐 2억7천만 원을 가로챈 30대가 검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이 같은 취업비리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이유는 취업시장이 극도로 좁고 한번 취업이 되면 고수익에 안정적 직장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취업난 속에 터진 이번 취업사기 사건은 취업을 돈으로 사고 파는 잘못된 관행이 여전히 지역사회에 자리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여수시민협은 "여수산단 기업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사기사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유사한 취업사기 방지를 위해 직원 채용기준 공개, 채용 투명성 강화 등에 노력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당국에서 지역의 투명성 확보와 지역 개혁 차원에서 이번 취업사기 사건에 대해 한 점의 의혹 없이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박씨가 다니는 L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위해 5단계에 거쳐 수치화·정량화된 과학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면서 "특히 인성검사도 외부전문기관을 통하고 실무면접 시에는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시스템인 '블라인드면접'을 실시할 정도로 공정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수시의 맞춤형 산업인력 양성사업 '테크니션스쿨'이 대안

여수국가산단 최대규모 입주기업인 GS칼텍스는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여수시에 1000억원 규모의 문화예술공원(예울마루)을 기증해 공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여타 대기업은 지역사회를 위해 한 게 별로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오염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던져주는 여수산단 여타 대기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여수시와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가 협의회(2009년 11월 27일)를 구성하여 지역 젊은이들을 지역 기업에 채용하려는 노력이다. 협의회에서 결정된 내용은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업체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안은 지역민의 고용창출을 통해 지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미지 개선 뿐만 아니라 상호 신뢰를 통한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여수시 맞춤형 산업인력 양성사업인 제1기 '테크니션스쿨' 수료식.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방법에 대한 대안이다
 여수시 맞춤형 산업인력 양성사업인 제1기 '테크니션스쿨' 수료식.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방법에 대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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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여수시 평생학습과에서 시작된 여수시 맞춤형 산업인력 양성과정 '제1기 테크니션 스쿨'은 6개월(3.25~9.25) 과정이다. 교육내용은 인성교육으로 ▲팔로우십 ▲조직문화 ▲혁신 ▲단체활동 등이며, 기술교육으로 ▲위험물( 자격증 취득) ▲현장실무(화학, 기계, 전기)등이다. 원서접수 당시 243명이 응시해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인성·적성검사, 면접의 4단계를 거치며 최종 29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국내 최고의 인성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한 수료생들 중 현재 13명이 여수산단에 취업했고, 이중 7명이 박아무개씨가 근무한 회사에 취업했다. 인사관계자는 "지역과 상생하려는 노력에 박씨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군 제대 후 6개월 동안 백수로 지내다 테크니션스쿨에 합격해 6개월 과정을 수료한 후 산단 내 대기업에 당당히 합격한 윤아무개씨의 테크니션스쿨 수료소감이다.

"테크니션스쿨에 들어와 인성교육 및 전문성 교육을 받으며 긍정, 창의,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고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웠습니다. 6개월간의 교육과 실천을 통해 이제는 좋은 습관이 되고 있습니다. 테크니션스쿨을 개설하여 주신 시장님과 관계자 및 강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저뿐만 아니라 여수시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꿈과 비전을 키우고 취업경쟁력을 확보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여수시 희망의 테크니션스쿨이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7명을 합격시킨 기업체 인사관계자는 "7명이 테크니션스쿨 출신인지도 몰랐다"라면서 "면접해보니 능력이 있고 훌륭한 인재였고, 그만큼 여수시가 기업체에 필요한 인재를 잘 육성했다"고 평가했다.

투명한 채용절차와 지역민의 채용확대는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길이며 지역사회 통합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네통'에도 송고합니다



#취업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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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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