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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팔았다더니 '파병'이 옵션? … <조선>‧<중앙> 무비판, <동아> 띄우기

  <한겨레> "돈벌이 된다면 이 나라 저 나라 찾아다니는 용병 짓"

  <경향> "명분‧선례 없고,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부담"

  <동아> "소프트웨어 수출을 위한 파병은 처음"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하는 대가로 파병을 약속한 사실이 드러났다. 3일 정부는 UAE에 특수전부대 130명을 올해 연말 파병할 계획이라며, 파병 부대의 임무는 "UAE 특수전부대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 연합훈련 연습, 유사시 우리 국민보호" 등이고 파병기간은 올해 12월부터 2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원전 수주를 즈음해 한국은 UAE와 포괄적 군사교류협정(MOU)을 체결했으나 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는 파병을 발표하면서도 UAE와 약속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양국간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며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사시 동맹 수준에 준하는 군사협력을 약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파병의 명분이 약하고 경제 활동을 대가로 군을 파병한 전례가 없다는 점, 이란과의 관계 악화 등 복잡한 중동 지역 정세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4일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의 정부의 UAE 파병 방침을 모두 1면 톱기사로 싣고, 파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사설을 통해 '파병 반대'의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반면 조중동은 단신 기사를 통해 정부가 UAE 파병을 밝혔다는 사실만 단순 전달했다.  

 

<'원전 수출' 대가로 UAE에 특전사 파병>(한겨레, 1면)

<눈앞의 이익만 좇는 '용병식 파병' 안 된다>(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면에서 정부의 파병 계획 발표 사실을 전했다. 이어 파병의 취약한 명분과  UAE와의 밀약 가능성을 제기한 여야 의원의 목소리를 다뤘다. 또 이 파병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한 협력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란과의 추가적인 관계 악화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연합 평화유지군을 제외한 그 어떤 형태와 그 어떤 목적의 국군 파병을 반대한다"는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의 발표도 덧붙였다.

 

사설에서는 "돈벌이에 이롭다고 명분없이 이 나라 저 나라를 찾아다니는 것은 용병부대나 할 짓"이라고 꼬집고 "이번 파병은 우리 국군의 고유 업무와 관계가 없으며 군군한테 그런 임무까지 맡겨도 좋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된 바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파병은 복잡한 중동 정세에 비춰 큰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이란과의 관계 악화, 예멘의 한국 송유관 폭파 사전 등을 언급했다.

 

사설은 "파병 추진 절차도 문제투성이"라며 정부가 지난해 원전 수주를 발표할 때 원론적 수준에서 군사적 군사협력에 합의했다고만 밝혀놓고 이제와 '전략적 동맹관계'까지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맹은 말 그대로 전쟁이 나면 편을 지어 함께 싸우는 고강도의 협력관계"인데 정부가 관련된 논의 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파병안에서는 당장 경제적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면 다른 가치들은 모두 희생해도 좋다는 속된 발상이 묻어난다"면서 "그렇게 해서는 국익을 지켜나가기 어렵다", "정부는 그릇된 방침을 당장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원전 판 UAE에 130명 파병 추진>(경향, 1면)

<'경제활동 대가' 전례없는 해외 파병>(경향, 14면)

 

경향신문도 1면에서 정부의 파병 방침을 전하고, 파병 동의안은 오는 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지만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이 반대 입장을 밝혀 "파병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산된다"고 전망했다.

 

14면 기사에서는 정부가 파병과 관련해 내놓은 주장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었다. 기사는 국방부가 "이번 특전부대 파병은 안전한 비분쟁 지역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국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밝혔으나 "중동지역 정세가 불안해 테러리스트의 타깃이 될 수 있고, 원전 수준 같은 민간 경제활동의 대가로 군 병력을 해외에 파견한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원전 수주 과정에서 파병 약속이 있었다'는 의혹을 부인해오다가 원전 착공을 불과 두 달 앞두고 파병 계획을 밝힌 점, UAE와의 구체적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전부대 130명 연내 UAE 파병>(중앙, 2면)

<특전사 요원 130여명 연내 UAE 파병>(조선, 8면)

<원전 도입 UAE에 특전부대 130여명 파병>(동아, 2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정부의 UAE 파병 방침과 국방부가 내세운 파병의 목적, 취지 등을 단순 전달했다. 조선일보는 1단짜리 기사였다.

 

동아일보는 "한국 특수전부대의 '전투 노하우'를 아랍에미리트 특수전부대에 전수하기 위한 파병이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 평화유지활동이 아닌 '소프트웨어' 수출을 위한 비분쟁 지역으로의 한국군 파병은 처음"이라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까지 했다.

 

조중동 모두 이번 파병에 대한 우려나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했음은 물론 야당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원문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UAE#파병#원전수주#용병#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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