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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교통안전권과 교육권은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 아이들의 인권입니다. 그렇기에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교육감에 당선되면 탁상행정이 아니라 서울시민과 소통하는 교육감이 될 것입니다."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선 곽노현 현 서울시교육감이 유세현장에서 한 말이다. 이외에도 곽 교육감은 5월 23일 성미산마을과 홍익초·중·고가 들어설 성미산 현장을 직접 찾아 이곳 주민들이 9년째 소중하게 지켜온 생태공원화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런데, 취임 4개월여가 넘은 지금까지 성미산 주민들은 곽노현 교육감을 만나지 못했다. 이에 성미산대책위와 성서초교학부모회는 5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곽노현 교육감에게 면담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성서초등학교 학부모와 성미산대책위는 "지난 교육감선거 당시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사항을 전혀 지키지 않고 주민들을 만나주지도 않는 교육감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문치웅 대책위원장은 "곽노현 교육감 당선 이후 교육청에 성미산 건설현장에서 이뤄지는 불법들에 대해 행정지도를 요구하는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홍익학원에 전달했다', '교육시설이니 양해를 바란다' 등 홍익학원과 건설사인 쌍용건설의 입장 대변하는 듯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7월 1일 교육감 취임 이후 현재까지 성서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성미산대책위원회가 끊임없이 면담요청을 하고 있지만 곽노현 교육감은 요지부동으로 면담에 응해주지 않고 있다.

 

대책위 등은 7월 27일 불법공사, 아이들이 안전권 문제 등을 지적하며 교육감 면담 요청을 했지만, 담당 사학지원과에선 '성미산 공사는 불법공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만을 해왔다. 민원의 주내용이 면담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후 대책위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곽노현 교육감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곽 교육감은 만나주지 않고 있으며 9월 29일 '성미산 문제해결을 위한 다자간 협의체 회의'에서도 교육청 지원과장이 '문제없다'는 입장만 표명만 했을 뿐이다.

 

10월 13일에도 대책위 등은 홍익학원의 초중고 이전사업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안전대책과 학습권 보장방안, 도로점용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의 불법공사 등에 대해 또다시 교육감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10월 18일자 답변에서 교육청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예정이다, 성서초교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다양한 지원대책을 검토중이고 안정성 확보와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예정"이라는 답변만 하고 면담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다고 한다.

 

또 대책위는 "서울시장, 마포구청장,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서울시의원, 마포구의원, 국회의원까지 성미산 공사현장을 다녀갔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관련 기관인 교육청의 교육감이 현장 방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행복한 성서 어린이를 위한 부모모임 회장' 김영석씨는 "지난주부터 일주일이 넘도록 교육청 앞에서 곽노현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은 응해주지 않고 있다"며 "지난 선거에서 성미산 문제에 대한 해결을 기대를 하고 찍어줬지만 그 기대를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윤성일 민주노동당마포지역위원장은 "소통하는 진보 교육감이라고 기대했지만 지금 하는 행태로 보면 불통의 상징인 이명박 대통령 못지 않은 불통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렇듯 소통하지 않는 교육감이라면 다음주부터 교육청 앞에 천막을 치고 교육감 출근저지 투쟁까지 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성미산대책위와 성서초교학부모회는 "곽노현 교육감이 주민들과 전혀 소통하려 하지 않고 있으며, 불법공사 등 민원에 대해 일방적으로 사학재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교육문제가 충돌하고 있는 현장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제도적·법적으로 해결 방안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방어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미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공사현장에 대한 도로점용 허가 내려지고 공사가 시작되면서 공사현장과 바로 잇닿아 있는 성서초등학교 아이들은 벌써 다른 학교로의 전학을 위해 이사를 하거나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편 5일 오후 4시경 성미산대책위 사무실을 찾은 곽노현 교육감 비서관은 "지금까지 면담하지 않은 이유는 특별한 대안을 찾지 못해서 만나지 않은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성미산, #곽노현 교육감, #서울시, #마포구, #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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