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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가을솔로들이 샘나 할 정동 덕수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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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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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같이 걷고 싶은 길이 있습니다. 사시사철 형형색색 모습을 바꿔가며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고 너그럽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길입니다. 그 행복한 길을 다시 서울로 자전거 나들이를 떠난 가을날에 찾았습니다.
아현동 가구단지를 지나 충정도에서 더 이상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시네마정동에 이르러,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을 마주했고, 참새처럼 재잘거리는 여학생들의 웃음소리에 이끌려 정동길을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완연한 가을색으로 뽐낸 길에는 오붓하게 나들이를 나온 모녀도 보이고, 다문화공연을 보러온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갈림길에서 서울시립미술관에 들려볼까 하다가, 평온한 덕수궁 돌담길이 얼른 오라고 손짓해 성숙한 여인의 허리처럼 유연한 그 길을 혼자서 거닐었습니다. 그 길에서 길거리 화가가 그린 덕수궁의 사계절도 엿볼 수 있었고, 친구와 연인과 오붓하게 가을 정취에 빠진 이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저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오고 싶을 정도로 샘이 났습니다. 그렇게 외로운 솔로에게 너무나 가혹한 길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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