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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착 후 1일이 경과 되어도 떼어내지 않은 전단과 계약을 위반하고 광고 함 업체가 출입문에 직접 붙인 광고물
부착 후 1일이 경과 되어도 떼어내지 않은 전단과 계약을 위반하고 광고 함 업체가 출입문에 직접 붙인 광고물 ⓒ 이경모

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현관 앞에 플라스틱 함이 설치되었다. 일명 '생활정보판(함)'으로 A전단지 함 업체가 현관 및 초인종 주변 1평방미터를 사용할 권한을 아파트 자치회장과 관리소장의 위임을 받고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업체는 '아파트의 환경 미화를 위하여 광고물을 생활정보판(함)에 부착 후 1일 이상을 경과하지 아니하고 아파트에서 지정한 장소에 정리하여 보관한다'라고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업체는 계약서 내용대로 전혀 지키지 않고 돈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관리실의 제재를 받지 않아 애꿎은 주민들과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한숨만 길다.

계약서대로라면 전단지 함 업자만 '생활정보판(함)'에 전단지를 부착할 수 있으며, 1일이 경과하기 전에 전단지 함 업체가 부착한 전단지를 떼어내어 아파트에서 지정한 장소에 정리하여 보관하여야 한다.

 2일이 지난 후에 아파트 청소 아주머니가 전단지와 출입문에 붙인 광고물을 청소하고 있다.
2일이 지난 후에 아파트 청소 아주머니가 전단지와 출입문에 붙인 광고물을 청소하고 있다. ⓒ 이경모

"매주 월요일이면 제가 청소를 합니다. 그 사람들은 전혀 나타나지도 않아요."

지난 8일(월) D아파트에서 이틀 전인 6일(토) 부착한 전단지와 현관문에 부착된 광고물을 떼어내며 청소하는 이아무개(41)씨의 말이다.

 청소 아주머니가 월요일 아침에 청소한 전단지와 광고물
청소 아주머니가 월요일 아침에 청소한 전단지와 광고물 ⓒ 이경모

전단함 업체에서 토요일에 부착한 전단지를 일요일에 회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관문에도 광고물을 직접 붙이는 등 합법을 가장한 불법과 탈법으로 잇속만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 업체는 세대 당 '환경개선 부담금' 명목으로 월 100원을 준다. 아파트 세대는 월 100원을 받고 임대를 해준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주민들도 많다. 물론 입주자대표회의를 통과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다.

그러나 전단업체는 '현관이나 벽에 부착한 홍보물(전단지, 스티커)을 합법적으로 관리하여 아파트 내의 청결과 주거환경의 개선'을 전제로 아파트와 계약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은 노동력 착취도 일삼고 있다. 전단지 1장 붙이는 값으로 광고주에게 35원을 받는다. 그 돈 중에 15원은 전단지 함 설치 업자에게 준다. 게다가 전단지 함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도 똑같이 적용한다. 

첨단지역에는 1개월에 70여 만장의 전단지가 뿌려지고 있다. 회수하거나 수거 비용의 지출이 없어 수익금만 해도 수백만 원이다.

전단 작업을 하는 조아무개(50)씨의 말이다.

"애들 학비에 보태려고 아침 일찍부터 일하러 나옵니다. 하루면 1만 개 정도 계단을 오르내립니다. 발이 부러 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몸뚱이로 어렵게 번 돈을 떼여가는, 아니 뺏어가는 그들이 정말 밉지만 별 방법이 없습니다."

이 업체는 팀장에게도 보증금으로 500만 원에서 1500만 원을 받는다. 100원의 뒤에는 힘없는 서민들의 고통의 눈물이 있다.

심지어는 '생활정보판(함)'에 홍보물 부착을 의뢰해도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받아주지 않고, 직접 광고물을 부착하면 모두 회수하거나 회수하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한다.
100원짜리 위세의 극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관리 소홀과 잇속 챙기게 눈이 먼 전단지 함 설치 업체 때문에 아파트 환경은 전단지 함을 설치하기 전이나 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깨끗한 아파트 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들의 횡포와 이권 개입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실은 꼼꼼히 한 번 점검해 볼 때이다.


#이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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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광주 첨단지구에서 첨단정보라인을 발행하는 발행인입니다. 첨단정보라인은 월간지(광주 라88)로 정보화 시대에 신속하고 알찬 보도논평, 여론 및 정보 등 주민생활의 편익을 제공하며 첨단지역 상가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만큼 생생한 소식을 전할 수는 없지만 이 지역의 관심 현안을 취재하고 대안을 제시해 주민들과 늘 함께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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