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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당직자들과 진보신당 의원이 16일 울산 동구청에서 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한 동구청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어 동구청장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욕설이 나왔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당직자들과 진보신당 의원이 16일 울산 동구청에서 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한 동구청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어 동구청장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욕설이 나왔다 ⓒ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울산 동구의회 박문옥 의원이 지난 15일 친환경무상급식을 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하자 동구청이 불과 몇 시간 뒤 농성장을 강제 철거해 버렸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과 보좌관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울산시당과 진보신당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장 원상복구와 정천석 동구청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동구청장을 항의 방문, 농성장 철거에 따른 사과를 요구했으나 정천석 동구청장이 "X만한 새끼" 등 심한 욕설을 했고 진보정당은 구청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성시작 몇 시간만에 강제 철거

박문옥 의원은 동료의원들과 함께 최근 부실공사와 이중 공사 논란이 인 동구의 주전화도로 예산 76억 원과 비교하며 "동구청이 친환경무상급식 예상을 책정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동구청은 묵살했다. 이에 항의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을 시작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농성장이 철거됐다.

현장  관련자들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30분 박문옥 의원은 보좌관인 울산민노당 동구 사무처장과 함께 동구청 현관문 중간쯤에 소형 배너 현수막 2장을 걸고 가로세로 180cm 가량의 스티로폼을 갈아 농성장을 설치한 후 농성에 들어갔다.

30분 뒤 동구청 총무과장이 농성장을 찾았고 다시 30분 뒤에는 상급자인 총무국장이 총무과장과 함께 농성장을 방문, "구청을 점거하는 상황이라 강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문옥 의원은 "의원의 정당한 의사표현일 뿐 점거 상황이 아니며 민원인 구청 방문에도 지장이 없도록 평화롭게 농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후 6시쯤 동구청 직원 40명여 명이 몰려와 총무과장 등의 지휘하에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허리쪽을, 보좌관은 손가락과 머리 부위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성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준비한 박문옥 의원의 감사 준비 자료까지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장 욕설에 진보정당 "사퇴하라" 

다음날인 16일 오전 11시,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김창현 위원장을 비롯한 당직자들과 진보신당 황보곤 동구의원은 전날 농성장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장 원상복구와 정천석 동구청장 사과를 요구한 후 정천석 동구청장을 항의 방문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정천석 동구청장이 방문자들에게 욕설을 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정 동구청장은 방문한 민주노동당 당직자와 진보신당 의원을 향해 "X만한 새끼야. 의원이면 다냐? 배지 다니 눈에 뵈는 게 없냐. 의원 대접 받으려면 행동 똑바로 해라"며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항의방문 과정에서 현역 의원에게 구청장이 입에 담기 힘든 욕설로 폭력을 행사한 행위는 구청장의 자질을 의심케 하고, 직분을 망각한 엄중한 사건"이라며 "17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함께 정천석 동구청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원들은 "구청장과 의원단 간의 대립으로 동구청 하위직 공무원들이 곤경에 처할 소지가 있어 철야 현관 농성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며 "박문옥 의원이 철야단식농성을 계속하되 농성장 설치를 하지 않고 4명의 의원이 순차적으로 1인 시위 형식으로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16일 논평을 내고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동구 박문옥 부의장이 동구청 총무국장 지휘하에 집단으로 진압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특히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의원의 항의 면담에서 동구청장이 공직자로서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고함을 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배정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대화와 타협보다는 고압적인 행정과 욕설, 고함을 저지른 것은 의원들을 우습게 보는 것으로, 구청장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것"이라며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의회와 진보정당에 대한 폭거"라고 성토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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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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