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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4일 오후 10시 32분]


유가족들, 군과 27일 장례식 진행하기로 합의

24일 오후 9시 사망원인 등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한 김태은 해병대 사령부 정훈 공보실장
 24일 오후 9시 사망원인 등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한 김태은 해병대 사령부 정훈 공보실장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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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사망한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에 대한 장례식이 오는 27일 오전 10시 수도병원 내부 체육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24일 오후 8시, 군 당국으로부터 두 장병의 사망 원인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을 들은 유가족들은 모든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오후 9시 해병대의 공식 브리핑에서 김태은 해병대 사령부 정훈 공보실장은 "장례식은 해병대장으로 명예롭게 모시기로 하고 5일장으로 충분히 애도할 기간을 갖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공보실장은 "27일, 성남시립화장장에서 다비식을 하고 오후 3시에는 국립현충원에 두 분을 모시기로 유족측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 병장의 작은 아버지인 서평일(49)씨는 "군 관계자가 유가족에게 성실하게 답변을 해줬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남은 부분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늘(24일)부터 문상을 받아서 두 전사들을 좋은 곳으로 보내도록 유가족끼리 협의를 봤다"고 밝혔다. 사망원인에 대한 명확한 발표가 이뤄지지 않아 애를 태웠던 유가족들이 군 당국의 공식적인 설명을 들은 후 장례 절차를 따르기로 합의한 것이다.

군, 두 장병의 정확한 사망원인 발표

브리핑 자리에서는 두 장병의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김 공보실장은 "서정우 하사는 휴가를 나가려 부두에 나갔다가 포격이 시작되자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부대 복귀 명령을 받았다"며 "이후 차량을 타고 부대로 복귀하는 도중 포탄이 떨어져 차에서 내려 앞에 있는 방공호로 뛰어가다가 굉장히 큰 파편에 맞아 신체가 훼손이 돼 운명했다"고 밝혔다.

김 공보실장은 "문광욱 일병은 훈련 도중 갑자기 포탄이 수십 발 떨어져 주변의 모든 이들이 엎드렸는데 파편 하나가 문 일병의 가슴을 관통해서 운명했다"고 설명했다.

공식적인 발표가 늦은 것에 대해 김 공보실장은 "최초 공격 당시에 백령도 KT 송신탑이 포탄 때문에 파괴돼서 통신 연결이 제대로 안 됐다"며 "이 때문에 현장 파악이 늦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공보실장은 연평도에 떨어진 포의 종류에 대해서 "최초로 사격했던 무도와 북한군 포는 76.2mm 해안포로 빨랫줄처럼 날아가는 직사포다"라며 "현재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레이더로는 직사포의 발사 위치를 잡기 어려워 대응 사격이 13분 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들이 사망하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된 포는 120mm 방사포로 사거리가 24km정도 된다"며 "방사포는 곡사각으로 떨어져 레이더로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탄이 간헐적으로 떨어져 헬기 못 띄워"

사상자 후송 과정에서 헬기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공보실장은 "군사 보안상의 문제가 있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당연히 현장에서는 헬기로 후송을 시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공보실장은 "그날(23일) 기상면에서는 헬기를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됐다"며 "그러나 포탄이 간헐적으로 떨어져 (공격이) 끝났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헬기가 들어오다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차후 유가족들의 연평도 방문에 대해서 김 공보실장은 "유가족들이 차후에 요청을 하시면 계획을 실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브리핑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는 직사포를 잡아낼 수 없는 레이더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직사포를 잡아내지 못하는 것을 이전에 알았음에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김 공보실장은 "음향으로 직사포를 잡아낼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후 장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25일 오후 1시 30분경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가 국군수도병원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할 예정이다.

[3신 : 24일 오후 6시 56분]



조문 발길 이어져... 군 "8시에 모든 정황 밝힐 것" 

조문을 위해 국군수도병원을 찾은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가 오열하는 고 서정우 병장의 이모를 위로하고 있다.
 조문을 위해 국군수도병원을 찾은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가 오열하는 고 서정우 병장의 이모를 위로하고 있다.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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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서정우 병장의 영정 사진 앞에서 서 병장의 이모는 한없이 울기만 했다. 서 있을 힘조차 없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서 병장의 이모는 계속해서 기도문을 읊고 있었다. 조카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이모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고 "힘내시라"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24일, 눈물이 마르지 않는 두 장병의 분향소에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정치인의 조문이 이어졌고, 서 병장과 문 이병의 후배·친구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오후 6시 현재까지 1400여 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문 이병의 친구 김아무개(20)씨는 "축구를 정말 잘하던 착한 친구였다"라며 "믿기지 않는다"고 침통해 했다. 친구 4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문 이병의 과 동기 서아무개(20)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처음 소식을 들었다"며 "너무 놀랐다,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고 싶어 분향소에 왔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들 역시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눴다.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은 이 날 오후 5시 분향소를 찾아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령관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정확하게 밝히겠다"며 "헌병대가 조사한 결과를 오후 8시쯤 모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안함 사건으로 사망한 고 문규석 원사의 매제 박형준씨도 분향소를 찾아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북한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박씨는 "정부와 국방부가 북한이 보낸 전통문을 받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줬어야 하는데 너무 무책임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2신 : 24일 낮 12시 18분]

군 2차 브리핑에서도 "이후 설명하겠다"만 반복

"군대 가서 죽은 자식이 어떻게 죽었는지 왜 안 알려주는 거냐."

정확한 사망 원인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 유가족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24일 오전 11시경 해병대 관계자들은 연평도 포격 상황에 대해 2차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1차 브리핑 때 발표한 내용에서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

여전히 "헌병에서 수사 중인 상황인데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면 나중에 수사가 잘못되는 경우도 있다"며 "상황을 종합해서 오후에 설명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서정우 병장의 유가족들은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망했는지 말해달라"며 "아군의 포탄에 의해서 사망한 건지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이렇게 제대로 말을 해주지 않으니 천안함 사태가 미궁에 빠진 거"라며 "오전에 있었던 브리핑에서 전혀 진전된 것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시신을 누가 수습했고 인솔자가 누구며 최초 목격자가 밝혀지면 되는 건데 왜 이걸 설명하지 못하냐"며 "이러니까 사람 잡는 해병대"라고 쏘아붙였다.

서 병장의 유가족들은 "사망 시간과 발견 시간 발표가 왜 늦어졌는지, 사망 장소는 어디인지, 후송시간은 언제인지 밝혀달라"며 "(서 병장의) 오른쪽 다리가 절단됐는데 어떤 포에 의한 것인지, 왜 가슴 부위는 깨끗한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 손학규 대표,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 9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손학규 대표는 "북의 도발을 용납할 수 없다"며 "꽃다운 나이에 젊음을 바친 두 장병의 넋을 기린다"고 말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군의 과도한 비밀주의가 유가족들에게 불신을 안겼다"며 "사건 정황을 파악하는 데 열 몇 시간이 걸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1신 : 24일 오전 10시 3분] 

유족들 장례 절차 거부 "전사 원인도 규명 안돼"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마련된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의 합동 분향소. 전사 후 일계급 특진돼 각각 하사와 일병으로 표기됐다.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마련된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의 합동 분향소. 전사 후 일계급 특진돼 각각 하사와 일병으로 표기됐다.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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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포격으로 사망한 고 서정우 병장과 고 문광욱 이병은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안치돼 있다. 전사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유가족들은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 이병의 아버지는 열이 많이 나고 두통이 심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전 국군수도통합병원의 유가족 대기실에서 만난 문 이병의 막내 동생 문주희(14)양은 "부모님한테도 잘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뭐든 나서서 도와주던 착한 오빠였다"며 "어제 오후에 처음 소식을 들었는데 마음이 진짜 아프고,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병장의 큰아버지는 "장례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고 브리핑도 1분밖에 없었다, 전사의 정확한 원인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들을 쉽게 보지 않고서야 이렇게 할 수는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러한 이유로 유가족들은 현재 장례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 오전 8시 40분경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이 장례식장을 방문했으나 유가족들은 "명쾌하게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문상을 거부하겠다, 영정 사진도 빼달라"며 "책임감을 갖고 처리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 의원은 "유족들이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이해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태그:#연평도 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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