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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뮤지션은? 아마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30대 이상에서는 '비틀즈'의 이름이 압도적으로 거론될 것이 분명하다. 그들이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했는지는 정확한 집계가 어려워 확인할 수 없지만, 그동안 출현했던 모든 뮤지션 중 그 자리에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던 음원산업을 살려낸 일등공신이라는 아이튠즈. 하지만, 정작 이곳에서는 최고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비틀즈의 음원을 구입할 수가 없었다. 이유는 애플과 비틀즈의 소속사인 EMI 사이에 촉발된 '사과 분쟁' 때문.

양사는 사과 모양의 로고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더니, 이 분쟁은 급기야 소송으로 번지기에 이르렀다. 결국 애플이 승소했지만, 깊을대로 깊어진 골을 메우기는 힘들었고, EMI는 애플에게만은 비틀즈의 음원을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과 EMI보다 '비틀즈'의 힘은 컸다. 그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던 양사는 지속적인 협의를 계속했고, 프랑스 혁명 기념일이기도 한 7월 14일, 마침내 결실을 맺기에 이르렀다. 암호명 '바스티유'로 붙여진 비틀즈의 아이튠즈 입성은 지난 17일 그렇게 이루어졌다.

아이튠즈에 입성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 비틀즈의 목마름, 사과로 목을 축이다. 아이튠즈에 입성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 케이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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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사과도 애플답게(?) 화끈했다. 스티브 잡스 조차 비틀즈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는 애플이기 때문이었을까? 홈페이지 일면 전체를 할애해 비틀즈의 아이튠즈 입성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과거엔 상상하지 못했을 이런 과감한 조치로 비틀즈는 마침내 굴레를 깨고 아이튠즈로 해방되기에 이른다.

비틀즈의 음원만을 놓고 보자면 아이튠즈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칠 만큼 대단한 수익원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차려져야할, 그러나 지금껏 그러지 못했던 빈자리를 메우는 크나큰 상징적 의미가 뒤따르는 것이 사실.

비틀즈의 음원은 아이튠즈에 공개된 후 한 주만에 200만 곡, 45만 장의 앨범이 판매되는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빌보드 집계에 따르면,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은 1969년 작의 'Abbey Road'. 이 앨범은 비틀즈가 마지막으로 녹음한 앨범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이 판매된 곡은 'Here Comes the Sun'. 아울러 '1962~1966'과 '1967~1970' 같은 편집앨범들도 각각 Top 10과 Top 100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비틀즈의 음원이 아이튠즈에서 판매된다 해도 그것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란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이는 비틀즈가 유명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기의 CD 리핑이나 2009년 리매스터링을 거친 음반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비틀즈이기에, 이미 필요한 음원은 사람들이 모두 소장했을 것이란 예상이 오히려 아이튠즈에서의 성공을 의심하는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비틀즈는 여전히 비틀즈였다. 제대로 노출되지 않았던 새로운 세대에도, 아울러 비틀즈를 감상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이를 립핑하는 별도의 작업을 귀찮아하던 사용자에게도 비틀즈의 음원은 이렇듯 크나큰 파괴력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태그:#아이폰, #애플, #비틀즈, #아이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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