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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교직원의 홍보요원화'를 지시한 충남도교육청의 교육홍보기본계획서 일부
'전 교직원의 홍보요원화'를 지시한 충남도교육청의 교육홍보기본계획서 일부 ⓒ 심규상

충남도교육청이 일선 교직원에게 정부정책과 교육감 공약사항, 학교 홍보자료를 대대적으로 기사화 할 것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연말 학교평가에 반영할 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도 일선학교들이 지나친 학교 홍보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속사정이 밝혀진 셈이다.

충남도의회 임춘근 교육의원이 26일, 충남도 교육청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충남교육청은 올해 초 교육홍보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면서 일선 교직원들에게 정부정책과 교육감 공약사항, 학교 홍보자료를 대대적으로 기사화 할 것을 요구했다. 또 그 결과를 연말 학교평가와 교육청 평가에 반영할 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선학교에서는 학교홍보 서포터즈를 구성하고, 일선교육청에서는 학교별로 보도자료 생산실적, 실제 언론에 보도된 실적 등을 각각 점수화하여 우수, 보통, 미흡 등으로 분류, 우수학교를 표창하고 이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 교육청의 경우 보도자료 제공 실적관리 요령으로 각급학교에서 사소한 사건 및 행사라도 반드시 매월 25건 이상의 보도자료를 작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라고 지시했고 대부분의 지역 교육지원청에서도 각급 학교에 보도 실적 목표치를 제시했다.

6개월간 1600건 기사 쓴 학교도..."즉각 철회해야"

 충남 일선 학교에서 충남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제목 내용
충남 일선 학교에서 충남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제목 내용 ⓒ 심규상

 천안교육청이 일선학교로보낸 충남교육홍보 게재 실적 알림 공문
천안교육청이 일선학교로보낸 충남교육홍보 게재 실적 알림 공문 ⓒ 심규상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홍보기사 작성을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과도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홍보실적 경쟁을 벌였다. 실제 모 학교의 경우 평균 1일 기사 생산량이 11.62건(6개월 간 1663건)에 달했고, 6학급의 소규모 학교에서도 1일 평균 3건이 넘는 기사를 생산해 'e-멋진 충남교육 홈페이지' 탑재해 왔다. 올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6개월 동안 160건 이상의 기사를 올린 학교만도 90개교에 달했다.

특히 충남도교육청이 만든 기자 취재 시 응대요령과 관리요령 등을 담은 자료에는 ▲미담 우수사례는 기획기사 보도 등으로 언론과 적극 협조하고 ▲사건 발생 시에는 비공개 및 보안을 절대 유지 할 것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되 곤란한 사항은 말하지 말라 ▲유도질문에 넘어가지 마라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즉 미담 사례는 적극 협조하고 학교현장에 부정적인 사건은 철저히 함구하고 은폐하라고 해 온 것.

임 의원은 "일선학교 교사들은 수업과 학생지도는 뒷전인채 하루에 몇 건씩 기사작성에 시달리고 있다"며 "충남교육청의 교육홍보 기본계획은 즉각 폐기와 홍보실적에 따른 평가 및 차등성과급을 지급 발상을 당장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홍보기사 하나를 생산해 결재를 얻어 홈페이지에 탑재하려면 보통 3~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며 "충남도교육청이 교사의 잡무경감을 줄이겠다더니 뒤에서는 엉뚱한 잡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임 의원의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한 추궁에 "홍보실적에 따른 평가를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충남도교육청#임춘근 교육의원#홍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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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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