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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시부터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3개 진보정당 외 민주당과 국민참여당도 당 차원으로 함께 싸울 것을 천명해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사태가 정치권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의 각 노조 조합원 1만여 명이 모여 진행된 이날 대회에서는 특히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파업이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향후 결과에 따라 큰 사회적 변화도 예상된다.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은 "현대차 사내하청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정규직 및 비정규직노조와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싸움에 함께할 것"이라며 "그 어떤 경우에도, 어떤 폭력을 동원해도 비정규직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참여당 김영배 최고위원도 현대차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당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죽음에 몰아넣은 검찰보다도 무서운 것은 청와대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벌인 사찰"이라며 "사찰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국민을 어렵게 만드는 비정규직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 및 정당 대표자들은 대회를 연 후 4km 가량 거리행진으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 재집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 각계 지원자들과 결합해 정규직화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는 금속노조 투쟁승리문화제와 한국진보연대 결의대회가 연이어 열렸고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등은 지난주에 이어 48시간 공동행동 철야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담 너머에서 공장 점거 파업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든 전국 지지 단체가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철야 농성을 위해 쳐 놓은 천막 혹은 야외용 텐트가 20여 개에 달한다.

 

 

현대차정규직노조 "비정규직 연대, 믿어달라"

 

울산의 27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9도. 전국노동자대회가 오후 2시부터 열렸지만 흐린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뚝 떨어졌다. 하지만 전국에서 깃발을 앞세우고 모여든 노동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단상에 오른 노동·정치 대표자들의 연대 발언도 뜨거웠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연평도가 불타는데 노동자대회를 여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만큼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했고,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연평도도 그렇지만 제 몸 불사르며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노동자 삶 자체가 전쟁"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북의 연평도 도발행위는 규탄 받아야 하지만 지금 냉전보수세력들이 이 상황을 계기로 전쟁하자고 떠들고 있다"며 "전쟁조차도 가난한 노동자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폭탄이 터져야 꼭 전쟁은 아니며 인간답게 살자고 주장하고 법원 판결에 따르자고 주장하는 그 정당한 요구 자체가 바로 전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당 안효상 대표도 "현대차 비정규직의 싸움은 우리 모두의 투쟁"이라며 "이는 현대차의 문제일 뿐아니라 우리국민 모두의 문제다. 사회당은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정규직노조 이경훈 지부장은 "이제까지 단 한번이라도 연대다운 연대를 해보지 못했다"며 "이제는 달라져야 하며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신분차별 세상이 오는 것은 절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더이상 비정규직에게 아픔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정규직노조가 같이 투쟁중이니 믿고 힘찬 격려를 해달라"고 말했다.

 

산별노조 수장으로서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27일 새벽 3자(금속, 현대차정규직, 비정규직)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본 정규직 노조의 잔업거부를 두고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현대차에 입사한 지 23년 째, 비정규직노조가 생긴지 8년째이지만 비정규직을 도우려고 정규직 전 조합원들이 잔업을 거부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투쟁은 새로운 투쟁"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 정규직노조, 비정규직노조 등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관련 3주체는 회의를 통해 '현대차에 특별교섭 개최와 창구 요구, 특별교섭단 구성, 농성장의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등 해결, 농성자의 고용 보장, 비정규직 지회 지도부의 사내 신변 보장,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 요구' 등 의견을 모았지만 당자자인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이 안을 받아들일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전국노동자대회 후 태화강역 광장에서는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따로 모여 이 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는 "안대로 하자"는 의견과 "안대로 하면 13일간 벌인 파업이 물거품이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노조의 반대가 거센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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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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