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 30일로 꼭 일주일이 됐다. 북한의 직접 공격으로 민간인 사망자까지 나온 사건은 말 그대로 '블랙홀'이 되어 국내의 주요 이슈들을 빨아들였다.

연평도 사건으로 밀려난 이슈메이커들을 정리해봤다.

강용석 무소속 의원.
 강용석 무소속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무소속 강용석 의원 : 변호사 출신의 전도유망한 이 초선의원은 지난 7월 16일 대학생들과의 술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뒤, 한나라당으로부터 5년간 복당이 금지되는 출당 처분까지 받았다.

발언 내용을 처음 보도한 <중앙일보>와 소송 중인 그는 23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활동 재개를 선언한 뒤, 소속 상임위(지식경제위원회)로 직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삼성 이건희 부자를 비판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강 의원은 "삼성그룹의 이재용씨는 16억원의 증여세만 내고 자산 200조 원에 달하는 삼성그룹을 물려받게 되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려 하고 있다"며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 목적이 아들 이재용씨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켜 3대 세습하라는 것이었느냐?"고 작심발언을 토해냈다.

중앙일보와 삼성의 사주가 인척 관계이기 때문에 강 의원이 삼성 문제를 거론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했지만, 그의 발언은 오후에 터진 연평도 사건으로 묻혀버렸다. 강 의원의 발언을 보도한 신문·방송은 한 군데도 없었다.

▲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 유남영·문경란 상임위원과 조국 비상임위원, 61명의 전문위원·자문위원들의 연쇄 사퇴를 촉발시킨 장본인.

11월 내내 위원장의 독선적인 운영을 질타하는 인권단체들의 기자회견과 항의농성이 줄을 이었고, 그의 거취 논란은 국회로 이어졌지만 연평도 사건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위원회 설립 9주년을 맞는 25일에는 갑자기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비난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용산참사나 민간인 사찰 등 국내 인권현안에는 침묵하고 북한 문제에만 열을 올리는 '북한인권위'라는 비판이 비등했다.

두 상임위원의 빈자리를 친여 성향의 변호사와 시민운동가가 각각 차지하며 인권위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 김영삼 전 대통령(YS) : 전직 대통령이 생애 두 번째로 친자 확인 소송에 휘말렸다는 <조선일보> 기사는 23일 오전까지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다.

50대의 김모씨가 작년 10월 서울가정법원에 친자확인 소송을 낸 후 법원에 유전자 감식까지 신청했지만, YS는 법원의 7차례 출석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는 게 기사의 골자였다.

YS는 25일 연평도 포격 전사자들의 빈소를 조문하는 자리에서 "북한이 100발을 쏘면 우리는 200발을 쏘듯이 심각하게 공격했어야 했는데, 너무 미흡하다"는 대북 비난 발언으로 친자 논란을 잠재워버렸다.

YS는 2005년에도 자신의 딸을 혼외정사로 낳았다는 이모씨의 친자 확인 및 위자료 청구 소송에 휘말렸는데 이씨가 판결 선고를 10여 일 앞두고 소를 취하해 '미제 사건'으로 처리된 적이 있다.

▲ 강도인 아시안게임 볼링대표팀 감독 :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를 획득한 효자종목 대표팀 감독이 22일 경기장에서 스트라이크를 치지 못한 선수를 발로 걷어차고 뺨까지 때렸다는 뉴스가 다음날 보도되며 구설수에 휘말렸다.

"금메달만 따면 다냐"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터져 나왔고 우리 선수단은 곧바로 진상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한국선수단은 감독의 '폭행'을 본 중국 <신화통신> 기자 등 다수의 목격자들을 직접 조사하지도 않고 감독에 대한 '엄중경고'로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연평도 사건 다음날인 24일, 선수단은 광저우선수촌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 감독이 두 손으로 뺨을 친 것은 폭력행위로 비쳐질 수 있지만, 이는 저조한 경기력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행위로서 '감정적이고 의도적인 폭력행위'로 보기 힘들다고 결론 지었다.


태그:#강용석, #현병철, #김영삼, #강도인, #연평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