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은 7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각급 지휘관이 '선(先)조치 후(後)보고' 개념으로 자위권을 행사하라"면서 "도발 시에는 예하 지휘관에게 자위권 행사를 보장해 적 위협의 근원을 제거할 때까지 강력히 응징하라"고 지휘지침을 내렸다.
그러자 KBS가 김 장관의 발언을 적극 띄우면서 '북의 연평도 포격 당시 자위권을 행사했더라면 F15로 북의 기지를 폭격할 수 있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반면 MBC는 한미 양국이 '자위권 행사의 개념 정립과 교전규칙 수정을 위한 실무 접촉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KBS는 '자위권 행사'의 개념도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F15 폭격 가능' 운운하면서 강경 대응을 부추긴 셈이다.
뿐만 아니라 KBS는 군이 '교전규칙'에 묶어 북의 연평도 포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처럼 몰기도 했다. 현행 교전규칙은 확전 방지를 위해 '비례성의 원칙', 즉 북측의 무기 사용량만큼 대응하도록 되어 있다. 무기 성능에서 우월한 우리 군이 이를 제대로 실행했더라면 북에 큰 타격을 입혔을 것이라는 점에서 교전규칙을 탓하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당시 자주포 3문은 고장나 있었고 대포병 레이더는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군의 준비가 부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MBC와 SBS도 김관진 장관의 '자위권 지휘지침'을 전했는데, 미국이 여기에 동의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이 지침이 교전규칙 강화와 연결되어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우려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KBS <"자위권 조치에 미국도 공감">(이영현 기자)
<정당방위 차원 응징>(김희용 기자)
MBC <"선조치 후보고" 美도 동의>(이용주 기자)
SBS <"北 도발에 즉각 응징" 합의>(유성재 기자)
KBS <"자위권 조치에 미국도 공감">(이영현 기자)은 "결연한 분위기 속에 열린 전군 지휘관회의"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휘관들에게 북한의 도발을 최대한 억제하되 선제 도발이 있을 경우 먼저 조치하고 나중에 보고하라는 자위권 행사 지침을 내렸다"고 발언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군 기강의 일신과 철저한 개혁을 당부하고 비대칭전에 대응하는 실질적 대비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당방위 차원 응징>(김희용 기자)는 교전규칙을 문제 삼으며 '자위권적 강력응징'을 적극 띄웠다. 보도는 북의 연평도 포격 당시 군의 F-15K 전투기가 "포격에는 포격으로 대응한다는 교전규칙에 묶여 제자리만 맴돌다 돌아왔다"면서 "당시 교전규칙이 아닌 자위권을 적용했다면, 이 F-15K가 북한군 해안포 기지를 폭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전규칙은 우발적 충돌이 일어났을 경우 확전방지를 위해 같은 무기로 당한만큼만 대응"하는 것인 반면 "자위권은 고의적인 도발이 명백한 경우 정당방위 차원에서 적의 도발 의지가 꺾일 때까지 철저하게 응징할 수 있다는 개념"이라고 개념까지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 당국은 자위권 발동을 위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법적․군사적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MBC <"선조치 후보고" 美도 동의>(이용주 기자)는 "비장한 분위기속에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군의 기강확립을 강조했다"며, "김 장관은 일선 지휘관들에게 북한이 도발할 경우 '선 조치 후 보고', 즉 먼저 대응한 뒤 추후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맞서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내일 긴급 합참의장 협의회를 갖고 자위권 행사의 개념정립과 교전규칙 수정을 위한 실무 접촉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BS <"北 도발에 즉각 응징" 합의>(유성재 기자)는 "김관진 장관은 북한이 선제 공격하면 현장 지휘관이 즉각 자위권을 행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정전협정이나 교전규칙에 얽매이지 말라고 못 박았다"고 전했다. 또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느라 응징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현장 지휘관의 재량권을 인정"했다며 "연평도 도발 이후 미국도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군관계자의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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