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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1년 예산안을 재석의원 166인 가운데 찬성 165인 반대 1인으로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한나라당 단독으로 새해 예산안과 쟁점법안들이 무더기로 통과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동의안과 서울대 법인화법에 20표 안팎의 여당 이탈표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젊은 병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UAE 원전을 수주한 게 아니냐"(UAE 파병안), "대학을 무한경쟁 체제로 내몬다"(서울대 법인화법)는 비판 여론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진통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UAE 파병안은 158명이 투표해 찬성 150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통과됐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고, 한나라당 의원 6명(권영진·백성운·유승민·이혜훈·정태근·홍정욱)이 기권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성헌·유승민·이혜훈 의원은 충분한 토론 없이 우리 군대를 외국에 보내려는 정부 방침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헌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원전 수주를 위한 목적으로 군대를 파견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반대표를 던진 배경을 설명했다.

<오마이뉴스>가 국회속기록을 확인한 결과, 당시 본회의장에는 여당 의원 165명이 있었다. 박근혜·신영수·안상수·유정복·이한구·최경환 의원 등 6명은 본회의장에 없었다. 파병안에 찬성한 여당 의원 145명과 반대 1명, 기권 6명을 빼면 13명이 본회의장에서 투표 버튼을 누르지 않은 셈이다.

본회의장 투표 기록이 없는 사람은 권성동·김성태·김성회·김영우·김용태·김태환·이종혁·이한성·장윤석·정병국·정진섭·조전혁·조해진 의원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찬성표를 누르려고 했지만 회의장 분위기가 어수선했다"고 해명했지만 "투표에 임하기에는 마음이 어수선했다"고 토로하는 이도 있었다.

"사회적 논란이 큰 안건은 의견 수렴 충분히 했어야" 불만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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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물리력을 동원해서 야당의원들을 끌어낸 뒤 2011년 예산안과 각종 법안들을 강행처리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뒷모습)이 의자에 앉아서 김무성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성회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가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미처 투표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군 출신인데 내가 일부러 안 했을 리 있냐?"고 말했고, 김영우 의원은 "나는 (찬성 버튼을) 눌렀다고 생각했는데 속기록에 기록되지 않았다니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2∼3년간 예비역 등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외국에서 일하게 되는데, 이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권성동 의원)며 뒤늦게 파병지지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었다.

반면, 당내 소장파모임 '민본21' 간사를 맡은 김성태 의원은 "솔직히 얘기해서 투표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민본 회원으로서 마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 의원은 서울대 법인화법안 투표에도 불참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의 초선의원은 "꼬박꼬박 찬성 버튼 누르기가 싫었다. 예산안 처리 눌렀으니 나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심경을 내비쳤다.

서울대 법인화를 골자로 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도 145명의 찬성으로 통과했지만 여당 이탈표가 21명 나왔다.

김성조·박준선·이정현·정해걸(이상 반대),권영진·김성식·김영선·김옥이·김장수·박대해·박상은·유재중·윤석용·이성헌·이진복·이화수·정병국·정태근·주광덕·허천·홍일표 의원(이상 기권)이 그들이다. 임동규·정두언·황우여 의원은 본회의장에 있으면서도 투표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UAE 파병이나 서울대 법인화법처럼 사회적 논란이 큰 안건들을 직권상정으로 올릴 줄 몰랐다. 의원총회를 열든가 당내에서라도 의견 수렴을 충분히 했어야 하는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권표를 던진 정태근 의원은 "서울대가 기업 등 외부지원금에 재정을 의존해야 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고, 다른 국립대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서울대 법인화가 서울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정두언·서병수 등 한나라당의 일부 최고위원들도 당내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9일 최고위원회의에는 갖가지 이유를 대며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