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시국선언' 활동 등으로 해임·강등의 징계를 받았던 공무원들이 법원에 소송을 내 이겼다. 정헌재 전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제갈종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장이 부산지방법원과 창원지방법원에서 각각 승소한 것.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10일 정 전 위원장이 낸 '해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공무원노조 활동과 관련해 불법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할 정도는 아니다"며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당시 시국선언과 관련해 강등·견책·감봉 등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던 14명에 대해, 재판부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영도구청 소속인 정 전 위원장은 2009년 당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었고, 현재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정치통일위원장으로 있다. 공무원노조는 2009년 '전교조 시국선언'을 지지하는 선언을 하고, 시국대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공무원노조는 신문에 "국민의 공무원이 되겠습니다"는 제목의 광고를 내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각 자치단체에 시국선언과 관련한 공무원들을 징계하도록 했고, 부산광역시와 영도구청은 정 전 위원장에 대해 해임 처분했다.
한편 공무원노동조합 통합 활동과 관련해 징계를 받았던 공무원도 승소했다. 창원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안창환 부장판사)는 9일 제갈종용 본부장이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합천군청 소속인 제갈종용 본부장은 2009년 공무원노조 통합 총투표와 관련해 활동하다 올해 1월 경상남도 인사위원회로부터 강등(6급에서 7급으로)과 정직(3월) 처분을 받고 소송을 냈다. 이날 재판부는 제갈종용 본부장에 대한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정부의 비이성적인 탄압과 노조 말살 수단 의도로 진행된 중징계 절차로, 6급에서 7급으로 강등 당한 공무원이 다시 1직급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년 정도다"며 "사회적 지탄을 받아야 할 비리나 부패가 아니라 공무원노조 활동을 이유로 징계를 남발하여 그 긴 세월을 되돌린 정부는 이번 판결을 거울삼아 공무원노조를 향한 무차별 탄압과 징계남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