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의 서울시의회 통과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의회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입을 열었다.
오 시장은 12일 자 <중앙선데이>와 인터뷰에서 "무상급식은 질 나쁘고 과격한 포퓰리즘"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함께 무상급식 조례안 대처에 미온적인 한나라당 중앙당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친환경 무상급식) 서울 전선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전체가 포퓰리즘에 휩싸이게 될 테고 내후년 총선, 대선이 불 보듯 뻔하다"며 "저 사람들(민주당)은 포퓰리즘으로 선거 치를 생각을 할 거고 아주 과격한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같이 싸워보자고 했더니 한나라당 내에서도 슬금슬금 꼬리 내리는 국회의원들이 있다, 서울시장인 내가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막아내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며 싸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한나라당이 한심하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오 시장은 친환경 무상급식이 전면 시행될 경우 매년 전국적으로 수조 원의 예산이 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포퓰리즘'에 휩싸여 거짓된 여론전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상급식 희망자 신청을 동사무소에서 받으면 아이들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외국도 그렇게 한다"며 "그런데 시의회 교과위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돈 안 들이고 (무상급식을) 해결할 수 있는데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교육감을 향해서도 그는 "속살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TV토론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초등학교 전면급식에 2500억 원, 중학교는 1500억 원이 든다, 급식실·조리실 시설 갖추고 조리 인력 등을 맞추려면 평균 연간 1000억 원이 들어간다"면서 "1년에 (예산) 8000억 원으로 학교 생활의 질과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할 교육감이 5000억 원을 여기에 쓰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곽 교육감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난 하고 싶었는데 오 시장이 반대해서 못했다'는 평판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오명 남더라도 절대 시의회 출석 안 한다"의회 출석을 거부하게 된 사태의 책임은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오 시장은 "지난 6개월간 저자세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기었다, 시의회 개원 전에 점령군처럼 쳐들어와서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 중단을 요구했을 때도 굴욕적이었지만 과감하게 공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첨예한 이슈만 걸리면 (민주당 시의원들이) 중앙당 지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끝내 무상급식 전면 실시안을 힘으로 통과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등과 비교했을 때 시장의 정치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오 시장은 "서울시는 한나라당이 1/4이지만, 경기도는 1/3과 플러스 1석이다, 경기도에서는 (단체장이) 재의를 요구하면 돌아오지 않는다"며 의석수 부족 탓을 했다.
오 시장은 "아무리 의회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시장이란 치명적인 정치적 오명이 남더라도 절대 이 사안에 대해선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의회가 (무상급식을) 철회할 때까지 시의회에 안 나가겠다"고 거듭 의지를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전시행정', '포퓰리즘' 등 지난 선거에서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당 내외를 불문하고, 경선이든 본선이든 (디자인서울 등을) 전시행정이라며 몰아붙이고, 하지 말아야 할 정책이라고 국민을 오도했던 정치인들은 정말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젠 누구도 디자인 행정이 전시행정이라는 말을 안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절대로 전임시장(이명박 대통령)에 비해 업적이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20 다산콜센터가 청계천만 못하냐, 장기전세주택이 버스전용차로만 못하냐"면서 "역대 어느 시장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업적이라고 자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