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결과 우수기관에 선정돼 자랑하던 아산교육지원청이 망신살을 뻗치고 있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전공무원은 비상대기 하라'는 지침을 무시하고 행사를 개최, 먹고, 마시는 데 흥청망청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드러난 것.
아산교육지원청이 사용한 예산은 2010년 학교평가 결과, 우수한 성적을 받아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이다. 이 예산은 교수·학습활동 여건 개선, 학교경영컨설팅 운영 경비, 평가결과 협의회 등에 사용토록 돼 있다.
그러나 아산교육지원청은 이를 워크숍 개최 명목으로 지난 11월 26일과 27일 이틀간 관내 P호텔에서 지원금으로 배정된 600여만 원의 예산 대부분을 갈비와 술, 간식, 그리고 각종 숙박비로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행사에는 초등학교 A그룹에 편성된 O초등학교 등 12개 학교 교사와 중심학교 교사, 그리고 아산교육지원청 장학사 등 60∼7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둘째 날 연수 일정은 진행하지도 않고 유인물로 대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영주 전교조 충남지부 대변인은 "이때에는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져 전공무원은 비상대기 하라는 공문이 시달된 상황이었다"며 "온 국민이 연평도 사건으로 애를 태우고 있던 때에 아산교육지원청은 배당된 학교평가 관련 예산을 흥청망청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덧붙여 이 대변인은 "학교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학교 현장의 모든 교사들과 학생들의 피땀으로 이룬 소중한 성과다"라면서 "몇몇 교사들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학습 여건을 개선하고 더 나은 교실환경을 만드는데 사용해야 할 '학교평가 관련 예산'을 연수라는 명목으로 흐지부지 낭비하는 것은 교육공무원의 직무유기"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충남도교육청은 내년 채무액이 1334억 원이며, 연간 이자만 61억 원이 넘는다"면서 "심각한 재정적자를 걱정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이렇게 눈먼 돈이 펑펑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처럼 낭비를 조장하는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끝으로 "충남교육청은 아산교육지원청의 예산 낭비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하며, 책임자에 대해 엄중한 문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아산교육지원청은 앞서 지난 11월 12일과 13일 이틀간 초등학교 B그룹에 편성된 O초등학교 등 11개교를 대상으로 예산군 소재 D호텔에서 '2010 학교평가 대상교 평가 결과 협의회'를 개최하며 지원금 500여만 원 대부분을 같은 방식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예산 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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