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순수 동아리 활동이 쉽지 않은 예술 장르이다. 왜냐하면 종합예술이다보니 한번씩 제작할 때마다 재정적인 부담이 따르고, 남 앞에서 떨지않고 연기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 아마추어 연극 동아리가 있어 주목된다. 바로 '여배우 봄날씨'라는 개성 있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동아리로, 지난 12월 17일(금) 광주 일곡도서관 1층 강당에서 <사랑을 주세요>를 공연한다기에 기자가 찾았다.
<사랑을 주세요>는 미국의 인기작가 닐사이먼의 작품이다. 엄마가 병으로 죽은 후에 할머니집에 맡겨진 어린 형제가 장애인 고모와 건달 삼촌을 만나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다는 줄거리이다. 여성단원들은 자신보다 20년 이상 어린 소년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는가 하면, 전문배우도 어려운 지적 장애자 연기를 실감나게 소화해 보였다.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서 만나 연극 연습을 해 왔다고 한다. 동네 극단이기에 아이 학원 보내놓고 오거나, 부랴부랴 밥상 차려놓고 함께했을 모습이 공연 내내 오버랩되어 즐거웠다. 창단 때부터 함께해 온 연극인 추말숙씨가 이번 작품도 연출 했다.
동아리 회원 중에는 전업주부도 있지만 시인, 교사, 강사 등 다양한 직종의 여성들이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로 함께하고 있다. 아마추어 극단이라 서툴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한 무대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떫지만 그래서 상큼한 야생 돌사과 맛이라고나 할까! 벌써 내년 무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