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대전시의회 이희재 시의원 사무실에서 고성이 오가며 언쟁이 벌어지더니, 결국 물컵이 든 쟁반을 이 의원의 얼굴을 향해 던져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대전지역 상인연합회와 수퍼마켓협동조합 및 대전동네경제살리기추진협의회 회원 등 30여 명은 이날 자신의 건물을 SSM에 임대해 물의를 빚고 있는 이희재 의원실을 찾아 항의했다.
상인들은 이 의원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건물 매각 및 계약해지를 추진하겠다고 공개 선언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의 건물에 입주한 킴스클럽마트의 개점 이후, 인근의 전통시장인 법동시장상가에서는 수퍼마켓의 경우 40%의 매출감소가, 일반 점포에서는 20% 이상의 매출감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상인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되고,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상인들은 모두 망한다는 것.
상인들은 이날 이 의원을 향해 "시민을 상대로 약속해 놓고 지금까지 대체 뭘 하고 있느냐"면서 "시간 끌기 그만하고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 현재 킴스클럽마트와 법동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매각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만, 계약해지는 법적으로 쉽지 않아서 법리적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상인들은 "우리의 요구는 킴스클럽마트가 영업을 그만 두는 것인데, 무슨 상생이냐"면서 "또 매각을 해도 킴스클럽마트는 그대로 영업을 하는 것인데, 그것을 대안이라고 말하느냐"고 따졌다.
이어 상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떠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라, 그것이 당신을 뽑아준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고, 세금을 내서 당신 같은 사람에게 세비를 주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의원은 "법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기다려 달라"며 "사퇴하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다, 실현 가능한 얘기를 하라"고 되받았다.
그러자 화가 난 상인들은 삿대질과 함께 고성을 질렀다. 한 상인은 "법적으로 하면 상가임대차보호법에 의해 5년 동안 영업이 보장되는데 그때까지 기다리다 우리 상인들 다 죽으라는 말이냐"면서 "서민을 보호해야 할 시의원이 서민을 죽이는 일을 해 놓고도 그깟 시의원 배지가 그렇게 좋으냐, 왜 확답을 못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또 일부 상인들은 욕설을 섞어가며 "당신을 찍었던 내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고 말했고, 이에 이 의원이 "왜 욕을 하느냐, 합리적으로 얘기하라, 나잇살 먹은 분들이 왜 이러느냐"고 되받았다.
그러자 상인들의 욕설과 고성이 더욱 거세졌고, 이 의원도 여기에 지지 않고 받아치면서 결국 한 상인이 물컵이 올려진 쟁반을 이 의원을 향해 던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상인들은 "어떠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계약해지를 언제까지 하겠다고 약속을 하던지, 아니면 시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의원은 "약속은 지키겠다, 법적으로 해결하겠다,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대화는 중단되고 말았다.
자리를 떠나며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시간끌기와 책임회피만 꾀하고 있는 이 의원하고는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고, 우리의 요구에는 '거부'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 의원 지역구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주민소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대화를 끝낸 상인들은 이후 이상태 시의장을 찾아가 면담하고 "이희재 의원은 시민을 대표할 시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시의회 차원에서 이 의원을 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의장은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의원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런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의회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또 "현재 윤리특별위원회가 가동됐으니, 그 안에서 논의하여 이번 일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희재 의원은 지난 17일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자유선진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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