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동짓날 아침, 점점 길어지며 일 년 동안 세상을 밝힐 동짓날 태양이 핏빛보다도 더 붉은 광명으로 솟아올랐습니다.
▲ 동짓날 일출 동짓날 아침, 점점 길어지며 일 년 동안 세상을 밝힐 동짓날 태양이 핏빛보다도 더 붉은 광명으로 솟아올랐습니다.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어제의 태양과 별반 다르지는 않겠지만 동짓날이기에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발걸음 서성이며 바라보는 하늘엔 안개가 자욱합니다. 동녘하늘과 맞닿아 있는 안개 자욱한 도솔산에서 눈꺼풀을 껌벅이듯이 동짓날 태양이 솟아오릅니다.

짙은 안개 훠이훠이 젖히며 솟아오른 동짓날 일출

일 년 동안 밝혀야 할 세상을 빠꼼히 들여다보듯이 실눈썹 같은 모양으로 떠오른 태양은 거침이 없습니다. 하늘을 가렸던 안개를 훠이훠이 젖혀가며 세상을 향해 광명을 쏟아냅니다. 

지난 여름, 하지(夏至)를 정점으로 조금씩 사그라지듯이 점점 짧아지다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어둠속에 있어야 했던 어제의 태양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듯 다시금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짓날입니다.

지난 12월 4일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찍은 일몰
▲ 일몰 지난 12월 4일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찍은 일몰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죽었던 태양이 살아나는 날이 동짓날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태양을 기준으로 하면 진짜 설날이야 말로 동짓날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어두운 곳곳 비추는 동짓날 일출이 되었으면

전국 산하, 처처골골에 산재해 있는 산사에서는 여느 때와는 다른 법회, 막무가내 정치를 일삼고 있는 정부를 일갈하는 죽비같은 법회가 열리고 있을 것이며, 걸쭉하게 끓인 팥죽도 나누어 먹을 겁니다.

산사엘 가지 못해도 산사에서 열리는 법회의 의미를 가슴에 담고, 팥죽 한 그릇 얻어먹지 못해도 서너 개쯤은 팥죽에 들었을 찹쌀 새알심같은 동짓날 일출을 맞이하였습니다.

핏빛보다도 더 붉게 솟아오른 동짓날 아침의 일출 광명이 쥐구멍에 살고 있는 쥐의 마음에도 일 년 내내 골고루 비춰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해 봅니다.
 핏빛보다도 더 붉게 솟아오른 동짓날 아침의 일출 광명이 쥐구멍에 살고 있는 쥐의 마음에도 일 년 내내 골고루 비춰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해 봅니다.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핏빛보다도 더 붉게 솟아오른 동짓날 아침의 일출 광명이 어두운 곳 모두에 일 년 내내 골고루 비춰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해 봅니다. 속 비운 나무를 두드려서 울리는 목탁소리가 꼬불꼬불한 귓구멍 속까지 파고 들어 귀청을 울려주듯이 동짓날 아침의 일출 광명이 골고루 밝혀 주길 염불하는 마음으로 고대해 보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일출 사진은 동짓날(22일) 아침에 찍은 사진이며, 일몰 사진은 지난 12월 4일 서해안 춘장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태그:#동짓날, #일출, #일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