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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남녀 공용 화장실에 대해 불만이 많더군요. 가장 큰 불편은 이것입니다.

"대체 조준은 하는 거냐? 제발 서서 오줌 싸려면 제대로 좀 쏴라."

불만의 근원은 "오줌이 묻어 있는 변기에 앉으려면 너무 더럽다"는 겁니다. 저도 아내로부터 이 경고와 함께 "아니면 앉아서 누던지…"란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소리 듣기 싫어 좌변기 뚜껑을 들고 오줌을 눠야 했지요.

그런데도 아내는 계속 잔소리를 해댔습니다. 좌변기에 오줌이 묻지 않게 누는데도 오줌이 묻어 있다는 겁니다. 원인을 찾았더니 아들이 서서 갈긴 거였습니다. 저도 큰일 볼 때 오줌 묻은 좌변기에 앉으려면 불쾌하더군요.

하여, 지금은 집에서 소변 볼 때 서서 쏴 보다는 앉아 쏴 자세를 취합니다. 이렇게 하기까지 고민(?)도 많았지요. 왜냐면 남자의 본성이 '서서 쏴'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 처음에는 '앉아 쏴' 하기가 쑥스럽고 민망했거든요.

그런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2010 winter' 여행에서 앉아 쏴 자세를 취해 볼일 보는 남자의 민망함을 지울 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러시아 화장실입니다. 위쪽에 작은 그림 보이시죠? 오줌 누다 발견한 것인데 재밌더군요.
 러시아 화장실입니다. 위쪽에 작은 그림 보이시죠? 오줌 누다 발견한 것인데 재밌더군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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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보던 중 뜻하지 않게 본 애교스런 경고 그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남아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비 등을 둘러보고, 가이드의 안내로 마지막에 들렀던 곳이 쇼핑 가게였습니다. 알다시피 귀국 전, 외국 여행의 전리품(?)처럼 여겨지는 기념품을 사기 위함이었지요.

이 때 마려운 오줌을 눠야 했습니다.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화장실은 두 칸이었는데, 두 곳 다 남자 소변기는 없고 남녀 공용 좌변기만 있더군요. 시원하게 볼 일을 보던 중 뜻하지 않은 애교스런 경고(?)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자의 물건까지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는데, 그걸 보니 웃음이 픽 나오더군요. '러시아도 서서 쏴 자세로 볼일 보는 것 때문에 고민이 많구나'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개선해야 할 화장실 문화에 대한 고민은 전 지구상의 문제구나 싶었지요.

이걸 보고, 남자들의 '서서 쏴'와 '앉아 쏴'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걸 보고, 남자들의 '서서 쏴'와 '앉아 쏴'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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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남자 공중화장실 소변기 앞에 서면 이런 문구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 발 더 가까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칠칠치 못한 남자들이 흘린 오줌 때문에 냄새가 스멀스멀 나기도 합니다. 이런 마당이니 남녀가 같이 쓰는 좌변기는 어쩌겠습니까?

배려는 작은 것에서 출발해야겠지요. 하여, 제안 하나 할까 합니다. 우리네 문화는 남자들이 '서서 쏴' 자세지만, 아랍이나 러시아 등에서는 '앉아 쏴' 문화더군요. 남녀 공용 화장실에도 블라디보스톡 화장실의 경고 그림처럼, 애교 섞인 캠페인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화장실, #러시아, #서서 쏴, #앉아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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