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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잇따른 실언으로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다.

 

여당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상수 간판으로는 내후년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쇄신 분위기를 만들 조건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안 대표는 22일 중증 장애인 시설을 방문한 뒤 여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요즘 룸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더라"는 등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상황.

 

"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불필요한 성형이 만연하고 성형의 부작용이 심한 것을 이야기 하면서 떠도는 풍문을 인용한 것"(배은희 대변인)이라는 해명이 나왔지만 지난달 30일 '보온병 포탄' 발언 이후 안 대표가 연타를 쳤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의 발언에서 "얼굴이 덜 예쁜 마사지걸을 고른다더라. 덜 예쁜 여자들은 서비스도 좋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발언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당초 안 대표는 이날 강원도 화천의 군부대를 위문하려다가 장애인시설 방문으로 선회했다.

 

'병역 미필' 경력의 안 대표가 안보 이슈의 중심에 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내 의견이 작용했다. 그러나 '자연산' 발언이 터지자 한 당직자의 입에서는 "왜 이렇게 시끄럽냐?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군부대를 갈 걸 그랬다"는 탄식이 나왔다.

 

"안 대표 본인 지역구 지키는 것도 힘들지 않겠나"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안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논평을 냈지만, 당 지도부에서는 그의 연이은 실수들을 즐기는 표정이 역력하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말하다 보니 실수했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안 대표가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다, 국민도 재미있잖아요"라고 반문했다. 갖가지 사건으로 비호감 이미지를 쌓은 안 대표가 여당을 계속 이끄는 것이 오히려 야당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 모두에 "오늘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문을 닫았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안 대표의 발언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집권여당의 대표가 우스갯거리로 전락하는 상황을 반기는 이는 없다.

 

이 때문에 수도권의 여당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도 "안상수 간판으로 내후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본21의 주광덕 의원(경기 광주)은 "현 지도부의 지도력에 의문이 많았는데 이 정도 상황이면 향후 선거에서 유세나오는 것을 바라는 의원들이 없을 것이다, 이 지도부 체제로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권영진 의원(서울 노원을)도 "지역 송년모임에 맨발로 뛰며 돌아다니면 뭐하냐?"고 푸념했다.

 

"지원유세를 오신다면 말리려고 한다, 지금 분위기라면 안 대표가 본인의 지역구를 지키는 것도 힘들지 않겠냐?"(서울의 초선의원)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안상수, 실수 뒤엎을 리더십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러나 안 대표가 물러난다고 해서 딱히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 당헌 26조에는 "당대표의 잔여임기가 1년 이상일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한다"고 되어있다. 안 대표가 지금 퇴진해버리면 후보 1인당 최대 2억 원의 선거비용을 쓰는 '돈 잔치' 전대가 열리게 되는데 "대표의 말실수 때문에 전대를 또 열어야 하냐?"는 물음에 제대로 답할 사람이 없는 형편이다.

 

한나라당의 당직자는 "창당 이래 당 대표가 소속의원들의 요구에 밀려 사퇴한 뒤 전대를 치른 경우는 2004년 최병렬 대표가 유일하다"며 "당시에는 대선자금 게이트 돌파와 당 쇄신이라는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말실수가 반복된다고 대표가 퇴진해야 하냐"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가 지금까지의 실수를 뒤엎을 만한 리더십을 앞으로 보여주지 않을 경우 임기 1년이 지나는 내년 7월 이후 또 다시 퇴진론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태그:#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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