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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내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8일(현지 시각) '한국의 거칠어진 태도가 미국을 걱정하게 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과 그로 인한 한국 여론의 우경화로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의 말썽꾼을 다루는 전략을 바꿨다"며 "이전 방식은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것이었고, 새로운 방식은 '거칠게 다뤄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의 이러한 사고방식 변화가 오바마 정부 내에서 아직 심각하진 않지만 점점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의 관료들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한국"이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 정책, '신중하게 행동하라'→'거칠게 다뤄라'"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한국군이 반격했지만 "주먹으로 맞받아친 것이 아니라 꼬집는" 수준이었으며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사과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그동안 북한이 이 대통령을 "친미 꼭두각시"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초기 반격이 약했다는 비판을 받은 후 최근 몇 주 사이에 강경책으로 돌아섰다"며 이 대통령의 27일 라디오 연설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전쟁을 막을 수 없다"며 "어떤 위험도 무릅쓸 단단한 각오가 있으면 오히려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이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미국 정부 내에서 걱정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며 12월 20일 실시된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둘러싼 상황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자 다음날 북한은 재앙적 보복을 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몇몇 미국 관료들이 한국 정부의 계획을 옹호했지만,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국 합참 부의장은 포격 훈련이 '연쇄 반응'을 촉발할 수 있으며 미군과 한국군이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밝혔다.

 

또한 <워싱턴포스트>는 "이 훈련 하루 전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청와대를 찾아 훈련이 필요한 것인지 재확인하려 했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이어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the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연구원이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이 대통령이 과잉 대응하는 것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으며, 미국의 일부 관료들에게는 포격 훈련이 지나치게 위험해 보였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대통령, 상충하는 압력에 직면"

 

<워싱턴포스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거칠게 대응하면서 상충하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이 대통령은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라는 국내의 압력과 (그와 반대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라는 국제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 중 첫 번째를 우선하고 있지만 남은 임기 2년 동안 이 대통령이 '북한을 상자 안에 다시 넣기'라는 과제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가 한국의 안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울과 워싱턴의 정치 분석가들은 이 대통령이 '북한과 외교적으로 다시 관계를 맺으라(reengage)'는 미국의 (대화) 압력에 조만간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몇 달 안에 '미국 관료들이 한국 정부에 김정일 정권과 대화를 재개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서구 외교관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러한 상황이 한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할 것이라고 봤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들은 서울의 지금의 거친 수사를 감안하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그러한 선택이 모순으로 비치고 이 대통령을 변덕스럽고 우유부단하게 보이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대통령이 2007년 대선 당시 "실용주의자이자 CEO형 지도자"로 자신을 내세웠지만 서울에서는 "이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무엇보다 북한의 호전성이 증가한 시기로 기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북정책#이명박#연평도#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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