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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30일 새벽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 재의의 건을 재석의원 76인 가운데 찬성 76인, 반대 0인, 기권 0인으로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30일 새벽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 재의의 건을 재석의원 76인 가운데 찬성 76인, 반대 0인, 기권 0인으로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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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위한 예산 695억 원이 포함된 2011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30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의회가 심의·의결한 예산안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날 재의결된 무상급식조례에 대해서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혀 '무상급식전쟁'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될 전망이다.

출석 76명, 찬성 76명... 민주당 시의회, 자정 넘겨 예산안 단독처리 

서울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9일 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춘수 한나라당 시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동안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9일 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춘수 한나라당 시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동안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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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9일 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인 뒤 집단퇴장을 하고 있다.
 서울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9일 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인 뒤 집단퇴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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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오른쪽)이 예산안 반대하며 전원 퇴장한 가운데, 여당 시의원들이 2011년도 예산안을 상정해 통과시키고 있다.
 30일 새벽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오른쪽)이 예산안 반대하며 전원 퇴장한 가운데, 여당 시의원들이 2011년도 예산안을 상정해 통과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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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1시가 넘은 시각. 한나라당 시의원들과 교육의원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시의원들은 서울시 예산안과 무상급식조례 재의결안을 차례로 통과시켰다. 출석 76명, 찬성 76명, 반대 0명. 민주당 시의원은 허광태 의장을 포함해 78명이다.

예산안 표결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신해 본회의에 참석한 권영규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의장석 앞으로 나와 "시의회에서 의결한 예산안이 시정 정책방향과 많은 차이가 있다"며 "서울시 예산안에서 서울시의회가 증액·신설한 사안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곽노현 교육감은 교육청 예산안에 대해 '동의' 의사를 발표했다.

서울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9일 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9일 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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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무상급식조례 재의결에 앞서서는 이창학 서울시 교육협력국장이 나와 "어려운 학생부터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지원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무상급식조례의 위법성을 지적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회의에도 불출석했다.

당초, 전날(29일) 오후 2시경 열릴 예정이었던 본회의는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개회되었다. 오전 10시에 끝날 예정이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위원회는 오후 7시 30분에 마무리되었다. 이경애 시의원은 "논란이 되거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항에 대해 심사숙고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이유를 전했다. 곧이어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시의원들의 지역구예산 관련 조정이 이어지면서 3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오후 11시 30분경 본회의가 열리자, 김춘수 한나라당 시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다. 김 시의원이 "오늘 우리는 실로 중대한 판단을 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고 운을 떼자,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한나라당 시의원 20여 명이 손팻말을 들고 나와 의장석 단상 위에 일렬로 섰다.

김춘수 시의원이 전면무상급식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동안,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부자급식 예산증액 진짜 서민 울고 있다', '보복성 예산심의 서울시민 분노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 이에 민주당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창피한 줄 아세요!", "뭐하는 거야!"라는 고성이 나왔다. 결국 자정이 되기 10분 전, 허광태 시의회 의장은 "227차 회의는 여기까지 하고 잠시 정회를 한 후 밤 12시 30분에 228차 회의를 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무상급식반대' 어버이연합 회원, 취재기자 폭행해 '불구속 입건' 

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재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의장실 진입을 시도하자 시의회 관계자들이 저지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재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의장실 진입을 시도하자 시의회 관계자들이 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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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재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며 시의회 관계자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재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며 시의회 관계자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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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의회가 최종 의결한 서울시 예산안은 총 20조5850억 원. 오필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그동안 오세훈 시장이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등한시하고, 포퓰리즘적 표밭다지기 행태에 올인하고자 추진한 서해뱃길조성사업, 디자인 서울, 한강예술섬 조성사업, 해외홍보사업 등의 사업에 대해 과감하게 삭감했다"고 평가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시의회는 서울시 핵심사업인 서해뱃길사업비(752억 원), 한강예술섬사업비(406억 원), 어르신 행복타운 사업비(99억 원)와 함께 해외미디어 활용 서울홍보비(154억 원) 전액을 삭감했다. 동시에 초등학교 전면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비 695억 원은 신설·증액 했다. 중·고교생 저소득층 무상급식 확대지원을 위한 예산 162억 9600만 원도 새롭게 증액했다.

뿐만 아니라 오세훈 시장의 교육정책인 '학습준비물 지원사업'에도 당초 제출안 예산(52억 4000만 원)보다 2배가 증액된 104억8000만 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울시장의 동의없이 예산을 신설하거나 증액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시의회가 증액·신설한 예산은 집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재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본회의 방청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재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본회의 방청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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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본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오후 1시경 어버이 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무상급식예산 통과에 항의하기 위해 시의회를 찾았다.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은 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무상급식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동물들 여물 주듯이 똑같은 음식을 먹이는 강제급식"이라며 "왜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나,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말살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어버이연합 회원 100여 명은 시의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이 <레디앙> 취재기자를 폭행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폭행을 당한 기자는 "어버이연합 회원에게 말을 걸자 갑자기 따귀를 때리고, 다른 회원들이 몰려들어 발길질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경찰서에서도 '때린 건 맞지만 나이 든 사람이 손자뻘 되는 사람을 때리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말하더라"며 황당해했다.  

이날 어버이연합 회원 가운데 50여 명은 경찰은 물론 시의회 관계자와의 몸싸움 끝에 본회의장 방청석까지 들어갔지만, 본회의 개회가 계속해서 지연되면서 오후 4시경 시의회를 떠났다.


태그:#서울시 예산안 , #예산안 , #무상급식, #오세훈 , #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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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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