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에 담겨 진열된 재첩이 눈길을 끈다. 재첩이 껍데기 채 술병에 가득 가득 담겨있다. 주인장(47.이란영)은 재첩 한 개를 소주가 담긴 잔에 넣으면 맹물이 된다고 했다. 재첩이 간 해독에 좋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 이 정도라니 언뜻 믿기지가 않는다.
"소주잔에 재첩 한 개만 넣어도 맹물이 됩니다. 재첩은 술 해독능력이 그만큼 뛰어나요."
이와 같은 사실은 <동의보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재첩이 간기능 개선과 황달 치유에 좋으며 위장을 편안히 하고 소변을 맑게 해 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제첩국정식이 주 메뉴인 이집은 뷔페식이다. 비수기인 1~2월은 상차림을, 성수기인 3월초부터는 뷔페식으로 전환 운영한다.
제첩국정식은 1인분에 1만원으로 16찬이 차려진다. 뷔페식과 상차림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도시사람들은 뷔페식을, 시골 사람들은 상차림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1년 전 처음 우연히 들른 이곳을 찾았을 때의 기억이 아직 새롭다. 8천원에 떡 벌어지게 차려낸 밥상 앞에서 놀랐던 그때의 감흥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이것저것 찬을 정신없이 먹느라 밥상위에서 젓가락이 춤을 추었으니 말이다.
광양시 다압면 청매실마을 입구의 고향집 섬진강 재첩국이다.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의 갈림길 부근인 신원삼거리 검문소 부근이다.
재첩국정식을 주문하자 호박죽이 먼저 선보인다. 그 다음에 재첩부침개를 내왔다. 이들 음식은 다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뚝배기에 가득 담긴 재첩국에는 재첩 알맹이가 제법 들어있다. 맛돌이는 삼삼한 게 좋은데맛이 좀 강한편이다. 나중에 계산하면서 주인장에게 말했더니 "국물을 오래 끓여서 그렇다"며 "진즉 얘길 했으면 다시 갖다 줬을텐데 말을 하지 그랬냐"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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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추를 송송 썰어 넣은 뽀얀 국물의 재첩국은 해장에 아주 그만이다.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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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차림은 가격대비 수준급이다. 오리훈제와 문어숙회, 제육볶음, 잡채 등 푸짐하다. 파래나 감태도 아닌 매생이를 무채와 무쳐놓은 게 좀 뜨악하긴 했지만 비수기인데도 반찬이 정말 신선했다. 계절을 앞선 냉이무침과 상큼한 양상추샐러드는 미각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부추를 송송 썰어 넣은 뽀얀 국물의 재첩국은 해장에 아주 그만이다. 재첩에 들어있는 필수아미노산 메티오닌은 간장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타우린은 담즙 분비를 활발히 해서 해독을 돕기 때문이다. 민물조개인 재첩은 영양이 뛰어나지만 비타민A의 함량이 적어 비타민A가 풍부한 부추로 보완해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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