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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근의 시흥시가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2일 한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광명시는 전체 가축 74두를 살처분했다.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500m에 인접한 축산농가의 가축도 모두 살처분하게 되어 있어 인접한 시흥시도 여파를 맞았다.

결국 시흥시 무지내동에 위치한 6농가의 한우 143두가 지난 3일 모두 살처분, 매몰됐다. 정작 구제역이 발생한 광명시에서는 74두만을 살처분했지만 인접한 시흥시는 거의 두배에 달하는 143두를 매몰 처리한 것.

과림동 주민센터 앞에서 방역을 하고 있는 직원들.
▲ 방역중 과림동 주민센터 앞에서 방역을 하고 있는 직원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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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조치한 시흥시 여섯 농가 중 김아무개씨의 경우 128두의 한우를 살처분했다. 농장 주변의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구제역 방역이 한창이었다. 생석회를 수시로 뿌려야 하기 때문에 방역복을 입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방역이 행해지는 주민센터와 군부대 등에는 생석회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고 있었다.

김씨의 축산농가는 방역금지를 알리는 금지선이 처져 폐허를 방불케 했다. 농가 앞에는 생석회 봉투만이 뒹굴고 있어 을씨년스러웠다.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김씨의 경우 젖소, 암소, 송아지보다 훨씬 비싼 거세 숫소를 키웠기 때문에 이번 살처분으로 입은 피해액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살처분 가축은 차량 이동시 2차 오염우려가 있어 해당 농가주의 토지에 매몰해야 한다. 토지가 없을 경우 기존에 운영중이던 축산농가를 부수고 묻도록 하고 있어 농장주들에게 이중 아픔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도 시흥시 관내 우제류 사육현황에 따르면, 한우는 149농가에서 4109마리, 돼지는 24농가에서 4351마리, 사슴은 8농가에서 184마리, 염소는 10농가에서 206마리 등 총 191농가 8850마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들 농가는 예방접종을 하는 수의사 및 공무원 이외에는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외부인의 출입금지를 알리는 저지선과 생석회를 뿌리고 남은 봉투들만이 보인다.
 외부인의 출입금지를 알리는 저지선과 생석회를 뿌리고 남은 봉투들만이 보인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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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완석 시흥시 한우작목반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물건을 폐기하는 것이 아닌 자식처럼 키우던 소를 살처분하는 심정이 오죽하겠느냐, 구제역을 방어하기 위한 농가들의 정신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살처분 당시 함께 한 시 관계자는 "살처분 당시 해당 농가주들이 울음을 그치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며 "돼지의 경우 6개월 만에 출하가 가능한데다 7~8마리의 새끼를 낳는 등 번식력이 강한데 비해 소의 경우 30개월 정도 키워야 출하가 가능하고 1년에 한 번 새끼를 거두니 자식과도 다름없는 한우들을 처분해야 하는 그 아픔이 오죽하겠냐"고 설명했다.

또 살처분 농가의 경우 다시 입식(소를 들이는 것)하기 위해서는 1년간 상황추이를 지켜봐야 하고, 또 3년 이상 소를 길러야 하니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흥시 구제역 상황대책본부는 5일부터 수의사, 공무원들이 조를 이뤄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예방접종 후 14일 뒤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아직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시흥시도 향후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쳐인시흥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구제역, #살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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