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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구분 구석기는 기원전 8천년 이전, 신석기는 기원전 8천-1천년, 청동기는 기원전 1천-300년, 그 이후는 철기 시대이다.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신석기시대 유물이 대거 출토된 것은 대구지역에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는 사실의 증거이다.
▲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구분 구석기는 기원전 8천년 이전, 신석기는 기원전 8천-1천년, 청동기는 기원전 1천-300년, 그 이후는 철기 시대이다.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신석기시대 유물이 대거 출토된 것은 대구지역에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는 사실의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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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변동에서 신석기 유물 대거 출토 대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서변동 출토 신석기 시대 유물들의 일부.
▲ 서변동에서 신석기 유물 대거 출토 대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서변동 출토 신석기 시대 유물들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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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0월 15일부터 2000년 2월 29일까지 17개월에 걸쳐 발굴조사가 실시된) 이곳에서 발굴된 빗살무늬토기 등의 유물은 대구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신석기 시대의 유물이 많이 발굴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대구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구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 홍보물에 나오는 글이다. 서변동에서 신석기 시대 유물이 많이 출토된 것이 대구 역사를 새로 쓰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 표현은 과연 사실일까?

서변동의 유적 발굴조사가 있기 이전인 1982년에 간행된 <대구의 향기>(대구직할시)는 "대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대략 지금부터 3000년 쯤 전부터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구에서는 연암산과 침산에서 발견된 청동기 후반기(4세기 이후) 유적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1년에 간행된 <역사 속의 대구, 대구 사람들>(대구경북역사연구회)을 보면 전혀 차원이 다른 언급이 나온다. "서변동 유적지에서 빗살무늬토기가 나옴으로써 신석기 시대부터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가 바로 그것이다. 서변동에서 출토된 신석기 유물이 대구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되었다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나 허위가 아닌 것이다.

신석기 유적은 서변동에 와서 보시라 칠곡에서 국우터널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에 '대구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을 찾아 우회전하라는 당당한 안내판이 커다랗게 걸려 있다. 고동색에 흰 글자이니 어김없는 유적지를 안내하는 길잡이이다. 큰 기대를 품고 우회전을 해본다.
▲ 신석기 유적은 서변동에 와서 보시라 칠곡에서 국우터널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에 '대구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을 찾아 우회전하라는 당당한 안내판이 커다랗게 걸려 있다. 고동색에 흰 글자이니 어김없는 유적지를 안내하는 길잡이이다. 큰 기대를 품고 우회전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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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대구에서도 파동의 바위그늘 유적 발견, 월성동의 구석기 유물 출토 등을 통해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역사적 사실이 확인되었다. 용두산성(고산골) 입구에서 강변도로를 따라 가다가 장안사 지나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인 용두골 가기 직전의 오른쪽 앞산 비탈에 있는 파동 바위그늘은 언제나 찾아가서 현장 답사를 할 수 있다. 또 월성동 유물은 대구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조금의 수고로움만 참는다면 대구의 구석기 유적은 만족할 수준은 되지 못하더라도 눈으로 직접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대구의 신석기 유물은 어디 가서 보아야 하나? 국립대구박물관은 당연하고, 신석기 유물이 많이 출토된 서변동 어디엔가도 가 봐야 한다. 대구도시공사가 운영하는 '대구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이 바로 그곳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관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유물을 볼 수는 없어도, 작은 공간이지만 서변동에서 출토된 유물로 선사시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알찬 관람을 할 수가 있다.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 입구 아이들에게 (대구의, 혹은 서변동 출토) 선사유적에 대해 교육하는 일이 이곳의 주된 설립 목적임을 잘 말해주는 전시관 입구 표정
▲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 입구 아이들에게 (대구의, 혹은 서변동 출토) 선사유적에 대해 교육하는 일이 이곳의 주된 설립 목적임을 잘 말해주는 전시관 입구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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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요? 물음표로 꾸며진 문을 열면 자막이 내려온다. 이 자막 앞에서 아이들은 동영상을 보며 선사시대에 대해 교육을 받는다. 전시관을 꾸밀 때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이는 장치이다.
▲ 뭘까요? 물음표로 꾸며진 문을 열면 자막이 내려온다. 이 자막 앞에서 아이들은 동영상을 보며 선사시대에 대해 교육을 받는다. 전시관을 꾸밀 때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이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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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은 모두 일곱 개의 벽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에서는 번호 순서대로 관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 "이것이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래요."
- 서변동 유적에서 빗살무늬 토기가 발견되었어요. 이것은 아주 오래된 것으로 오래전부터 이곳 마을에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증거품이랍니다.

2. "이곳이 옛날 우리 마을의 모습이랍니다."
- 발굴된 유적을 보고 상상하여 만든 선사시대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3. "발굴이 무엇이며, 서변동 마을에서 발굴된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발굴하는 방법과, 어떠한 것들이 발굴되었는지를 알 수가 있어요.

4. "어떻게 살았을까요?"
-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 내부를 볼 수 있답니다.

5. "선사시대 사람들의 도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토기와 석기의 사용 방법과, 선사시대 사람들의 살아가기 위한 기술을 볼 수 있어요.

6. "선사시대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요?"
- 선사시대 사람들의 먹을거리 마련을 위한 여러가지 활동을 알 수 있어요.

7. "체험을 해볼까요."
-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선사시대 사람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어요.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에서 본 신석기 유물들  * 1- 서변동 주거지 1호에서 발굴된 돌낫   * 2- 서변동 주거지 4호에서 발굴된 (미완성) 돌도끼   * 3- 서변동 주고지 24호에서 발굴된 (둥근) 돌도끼   * 4- 서변동 주거지 6호에서 발굴된 (미완성) 돌칼   * 5- 서변동 주거지 6호에서 발굴된 화살촉
▲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에서 본 신석기 유물들 * 1- 서변동 주거지 1호에서 발굴된 돌낫 * 2- 서변동 주거지 4호에서 발굴된 (미완성) 돌도끼 * 3- 서변동 주고지 24호에서 발굴된 (둥근) 돌도끼 * 4- 서변동 주거지 6호에서 발굴된 (미완성) 돌칼 * 5- 서변동 주거지 6호에서 발굴된 화살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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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에서 본 토기들  * 1- 서변동 주거지 17호에서 발굴된 빗살무늬토기   * 2- 서변동 주거지 1호에서 발굴된 민무늬토기   * 3- 서변동 주거지 33호에서 발굴된 골아가리토기
▲ 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에서 본 토기들 * 1- 서변동 주거지 17호에서 발굴된 빗살무늬토기 * 2- 서변동 주거지 1호에서 발굴된 민무늬토기 * 3- 서변동 주거지 33호에서 발굴된 골아가리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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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유물이 출토된 바로 그 현장에 이처럼 규모는 작아도 교육적 의미는 뛰어난 전시관이 설립되어 있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왜냐하면, 지역민들에게는 문화적 자긍심을 주고 아이들에게는 역사 의식을 높여주니 이보다 의미있는 사랑방은 다시 없을 법하기 때문이다.

상동 정화팔레스 뒤편 소공원, 대구박물관 뒤편 유적공원 등의 고인돌 유적에 가보면 발굴 후 다시 원형을 복원하여 두꺼운 유리로 덮어둔 것을 볼 수 있는데, 전시관까지 마련해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기리는 서변동에 견준다면 도저히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상시 개방을 하지 못하여 예약 방문만 받고 있다는 점,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등 공휴일은 개관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구방문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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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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