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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이 학부모들에게 약속한 무상급식 '공약'을 계획대로 실천할 것인가, 근거 없는 '공(空)약'이 될 것인가.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던 김상만 당시 울산교육감을 누르고 당선된 교수 출신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무상급식 실천 여부를 두고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내년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울산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완성하기로 공약했고, 현재 담당부서에 구체적 계획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보수적 성향이면서도 무상급식과 교원노조와의 대화 등 일부 진보적 성향을 표방하기도 했던 그는 2012년 초등학교 1~2학년, 2013년 1~4학년, 2014년에는 울산지역 121개 전체 초등학교 1~6학년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실현한다고 약속했는데,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

 

울산교육청은 우선 2011년에는 김 교육감 공약대로 저소득층 무상급식 대상을 더 늘렸다. 문제는 예산. 울산지역 전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위해서는 내년에는 64억원, 2014년에는 11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

 

교육청의 한 해 살림은 지자체 교육 지원금에 상당부분을 의존하는데, 무상급식을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해당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박맹우 울산시장은 무상급식을 표풀리즘으로 규정하고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도 지자체 자체의 무상급식 예산을 요구하는 민주노동당 시의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민주노동당 이은영 울산시의원이 23일간 단식농성을 하면서 무상급식예산 편성을 요구했지만 눈도 깜박하지 않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무상급식을 표퓰리즘으로 규정한 정치인으로서는 오세훈 서울시장보다 앞서 원조다.

 

이 때문에 2014년까지 임기가 같은 김복만 울산교육감과 박맹우 울산시장이 무상급식예산을 놓고 임기 동안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지역 정치사를 들여다 보면 이 둘의 관계가 미묘하다. 이 때문에 자칫 무상급식 예산을 두고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복만 교육감이 2014년 선거에서 울산교육감 재선에 성공하는냐 여부가 시험대에 오른 이유다. 

 

둘의 관계는 정치적 라이벌로 통한다. 지난 2002년 6월 치르진 지방선거에서 박맹우 울산시장은 초선에 성공했고, 당시 김복만 교육감은 전임 울산시장의 임명에 의해 정무부시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박 시장 당선 후 김 교육감의 정무부시장직은 곧 끝이 났지만,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둘을 정치적 라이벌 관계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현재 일부 언론들이 "지자체 예산 지원이 불가능해 무상급식은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 공약실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보건급식팀 관계자는 "무상급식은 교육감 공약집에도 게재된 바와 같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교육정책 주요 과제"라며 "지자체의 예산지원 여부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꼭 실천한다는 김 교육감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울산의 무상급식 실현 여부를 두고 이같이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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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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