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를 향한 쓴 소리가 많다. 종교의 배타성, 기복주의, 교회의 대형화 등등. 그만큼 교회가 독선적이고, 물질에 대한 복에만 매달려 있는 듯하고, 교회건물도 대형마트처럼 변질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에 대해 교회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타당한 대변을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절대구원을 외치는 곳, 하나님을 잘 믿으면 복을 받는다고 성경에 나와 있다는 것, 교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그에 준한 건물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뭐든지 정도(正道)보다 사도(邪道)가 문제이다. 이른바 교회 안에서 특정 부류를 신성화하거나, 하나님보다도 복 자체를 우상으로 떠받들고, 건물 확장을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게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다른 물결도 밀어닥치고 있다. 대형교회의 세습 문제, 작은 교회의 원로목사 은퇴비를 후임 목회자가 감당하는 것, 그리고 '시크릿' 현상이 그것이다. 교회의 세습은 A에서 A'나 A에서 B'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A와 B는 모두 목사의 아들들이거나 장로의 아들들이다. 그리고 후임자가 전임자의 은퇴비를 감당하는 일은 이미 파다하다. 헌데 그것은 좀 생각해 봐야 할 일이기도 하다.
나머지 하나는 '시크릿 현상'이다. 사실 이것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연상케 한다. 주문을 외우듯 뭔가를 목표로 하면 그 일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4차원의 영성'이라든지, '믿음의 힘을 믿어라'는 등의 교회 내 케치프레이즈에 곧잘 반영돼 있다. 그야말로 기복주의의 또 다른 아류라 할 수 있다.
"여의도에 있는 매우 큰 대형교회에서 단골메뉴로 언급하는 '4차원의 영성' 가운데 등장하는 말입니다. '믿는 대로 이루어지고 말대로 성취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골자입니다. 그리고 좀 멀리에서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 가운데 하나인 레이크 우드 교회의 조엘 오스틴 목사의 <긍정의 힘>(이 책 역시 최근 기독교 관련 도서 가운데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입니다) 역시 이와 동일한 내용입니다. '말의 힘은 능력이 있으니 무슨 말을 하든지 긍정적으로 하고 내가 잘 될 것을 믿어라'라는 것이 오스틴 목사의 주장의 골자입니다."(152쪽)이는 권영진 목사의 <진정 회개할 곳은 교회다>(리북)에 나오는 글귀다. 그야말로 한국 개신교회를 향한 쓴소리다. 그는 한국개신교의 헌금과 대형교회, 교회 직분의 사다리 문제 등 한국교회의 슬픈 자화상을 비추어 주고, 그 원인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그리고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바로 설 수 있는 길을 밝히고 있다. 다른 내용들이야 숱하게 들은 이야기들이라 제쳐 놓더라도, "'시크릿'과 한국교회"는 두고두고 곱씹게 되는 이야기라 내게 솔깃했던 것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교회의 회복은 어디로부터 비롯될까? 그는 성경말씀의 바른 이해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성경을 자기 욕망대로 짜깁기할 게 아니라는 뜻이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시행하는 '말씀카드 뽑기'도 미신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교회가 백화점 식으로 고객만족을 생각하기보다, 신실한 믿음을 지향하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충고한다. 그때에만 '시크릿 현상'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진정 회개할 곳은 교회다> - 새로운 종교로 변해 가는 한국 개신교를 향한 쓴소리 / 권영진 / 리북 / 2010년 12월 /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