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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치고, 민주당은 되받았다. 17일 오전 열린 양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어진 모습이다. 주제는 '인사청문회'와 민주당의 '복지 시리즈'다.

 

같은 당 의원인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주 불거졌던 허위 폭로 논란으로 각을 세웠다. 이를 연결점으로 삼아 "아니면 말기 식의 폭로를 그만두라"며 인사청문회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안 대표는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폭로에 대해서는 진상이 입증돼도 누구도 책임을 안 져,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다"며 "그릇된 정치 풍토와 정치문화 대수술을 위해 국회 선진화특위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오늘부터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는데, 후보를 흠집 내고 망신 주는 데 집중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 폭로나 막말이나 인격모독적인 공격을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무성 원내대표 역시 "인사청문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민주당의 묻지마 식 폭로로 (청문회가) 의혹과 조롱의 장이 됐다"며 "국회의 권위와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자해와 같은 무책임한 행위를 그만하라"고 거들었다.

 

반면, 민주당은 매일 하나씩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가랑비 전략'이 유효했다고 자평하며 장관 후보자들을 압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두 후보자들 역시 이명박 정부의 4대 필수과목(병역비리, 세금탈루,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 1(논문표절)을 이수했다"며 "민주당이 가랑비 작전을 써서 두 후보자의 옷이 축축하게 젖은 만큼 젖은 옷을 벗고 홀가분하게 갈지, 젖은 옷을 입고 어색하게 갈지 본인과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홍준표 "손학규, 한당 땐 합리적 진보주의자였는데... 안타깝다"

 

2 라운드는 민주당의 '복지시리즈'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홍 최고위원은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면서 무상복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를 보면서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에 계실 때는 합리적 진보주의자였는데 민주당에 안착하기 위해 무책임한 세금 폭탄 거짓말 시리즈를 계속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성효 최고위원은 "시골 장터에 가면 만병통치약 약장수가 약을 사먹으면 모든 게 낫는다고 했지만 배탈이 나고 부작용이 있었다"며 "요즘 민주당을 보면 그 생각이 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빈대떡을 널찍하게 깔면 두께가 얇아진다"며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복지 수요는 느는데 재원이 늘지 않으면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가는 몫은 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한나라당의 공세에 "시대의 요구를 모른다"고 대응했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복지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악의적 왜곡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무상 시리즈는 적선을 베풀자는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손 대표는 "(한나라당이)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복지정책 시행 문제 없을 것"..."부자 증세 통해 재원 마련해야"

 

한편, 이 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들이 이어졌다.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손 대표는 "재정 구조에서 세입·세출 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대책을 마련하고 저희가 제시한 복지정책 보완해 나가면 복지정책 시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 주거·교육 복지 등 보편적 복지를 더욱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당 내에서 재원 문제, 세금 문제를 정공법으로 다뤄야 한다"며 "부자 감세 철회, 비과세 축소, 세입·세출구조의 구조조정은 핵심 필수조항이고, (이와 더불어) 보편적 복지는 부자 증세를 통해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의 진정성을 보여줄 방안이라는 것이다.

 

여러 논의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복지 정책을 구체적으로 시행해 나가고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보편적 복지에 대한 특별 대책위원회를 당 차원에서 꾸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당 내 여러 의견들을 수렴하고 '보편적 복지'의 방향을 잡아간다는 계획이다.


#복지시리즈#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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