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초등 5, 6학년 영어수업 시간이 1시간 늘어나 주당 3시간이 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인수위원회의 '어륀쥐 사건'부터 시작된 현 정부의 영어교육 강화정책 때문에 초등학교 3~6학년 영어수업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7교시 수업을 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학교자율화로 수업시수를 전체적으로 늘려 7교시를 이틀이나 하려는 학교까지 생겨나고 있다.
'어륀쥐' 정책, 결국 초등학교 7교시 실시로현재 초등학교 5, 6학년의 수업시간은 1주일에 보통 32시간이다. 시간표를 보면 보통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6-6-6-4-4' 시간으로 운영한다. 지역마다 주중에 하루는 4교시 수업이라 학생들도 일찍 하교하고, 교사들은 학교 단위 연수나 교육청 출장이 많다.
그런데 영어수업 1시간이 늘어나니 학교마다 이 시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현재 나오는 방안은 두 가지다. 평일 4교시 하는 날을 없애고 5교시로 늘리거나, 7교시를 하루 진행하거나. 4교시 하는 날이 없어지면 교사 연수나 교과연구회, 교육청 단위 연수, 시범학교 공개 등 수업연구를 위한 각종 일정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문제는 7교시 진행이다. 2008년 영어 시수확대가 발표되었을 때 초등학교에 7교시가 생겨난다고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교과부가 낸 보도자료대로 하면 7교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교과부는 실제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업시수보다 1시간이 줄여서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교사는 자기 학교 수업시간을 다시 살펴보기도 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주당 영어수업이 1시간씩 늘어나면 놀토가 아닌 토요일까지 계산해 주당 33시간이 되는데, 교과부는 월 2회 주5일제로 쉬는 토요일까지 계산해서 평균을 냈다. 7교시 비판 여론이 들끓자 셈법을 달리하는 '꼼수'를 쓴 듯하다. (
초등학교도 7교시로 확대-논란 클 듯)
이는 교사들의 연수와 비교해도 문제가 있다. 방학 동안에 하는 각종 자율연수, 직무연수를 보면 교과부는 연수의 질을 고려해 하루 6시간을 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 초등학생 수업을 7교시로 하는 건 학생들의 발달 단계나 수업의 질을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점심 먹고 하는 수업은 제대로 되지가 않아 어려움이 많다. 여기에 다른 나라에 비해 교과 내용이 학생들이 이해하기에 양도 많고 어렵다. 또 학급당 학생 수까지 많아서 수업강도가 2~3배 세기 때문에 수업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학습흥미도가 OECD 국가 중 바닥인 상황이다.
교과부의 책임 있는 지도 있어야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교과부의 영어 시수 계산방법을 따르는 것이다. 5, 6학년은 1년에 1088시간을 공부하면 되므로 학교에 나오는 기간에 맞춰 수업시간을 배정하면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 원래 7차교육과정부터 초등학교에 주당 수업시수라는 개념은 사라졌고, 연간 수업시간만 지키면 된다. 그래서 많은 학교에서 이런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학기초나 학기말에 주로 하던 감축수업이 거의 불가능해서 불편한 점은 있다. 하지만 아이들 처지에서 보면 지금보다 34시간을 더 공부해야 하고, 그것도 공부 부담이 가장 큰 영어가 늘어났는데 수업시간마저 7교시로 늘리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학부모처지에서도 불편한 점이 많다. 만약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7교시로 운영하는 학교가 있다면 교과부 차원에서 적절하게 지도를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올해 초등학교는 1~6학년 전체가 2007개정교육과정 내용으로 배우게 됩니다. 동시에 1, 2학년에는 2009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고, 교과부의 각종 정책까지 시행되어 학교에서 변하는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방학동안에 많은 학교에서 학교교육과정을 새로 짜고 있는데, 이 내용을 몇 차례에 걸쳐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