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휴식을 찾는 방법이 여러 가지다. 여행도 하고, 책도 읽고, 친한 사람과 수다를 떨며 영화도 보고.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 좋은 카페를 찾는 것. 이쯤 되면 압구정이나 청담동 카페를 떠올릴까. 아니면 한적한 효자동이나 부암동 카페를 그릴까. 우리네 시각은 그쪽 카페들이 선뜻 떠오를 것이다.
일본의 카페는 어떨까? 한 번도 일본에 가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전혀 모른다. 하지만 음식과 여행과 카페를 목적으로 그곳을 찾은 조성림은 그 쪽에 전문가다. 그녀의 친한 친구인 박용준과 함께 펴낸 <도쿄카페여행>은 도쿄의 15개 지역에 있는 120여 곳의 카페를 탐문한 카페여행 책이다. 이 책 한권이면 도쿄 시내의 카페는 한 눈에 들어온다.
사실 나도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처제 덕에 카페 곳곳을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논현동에 있는 폭스커피(Fox Coffee)다. 그곳 매니저도 친절했고, 무엇보다도 커피 볶는 냄새가 은은하고 좋았던 까닭이다.
도쿄의 카페는 어땠을까? 이 책에 나오는 도쿄 카페 곳곳은 정말로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 시부야에 있는 카페 고사(Coffe CORSA)는 커피 맛도 일품이지만 20개가 넘는 빵들이 매일매일 달라진다고 한다.
신겐자야의 시니피안 시니피에(Signifiant Signifie) 카페는 모닝 와인 한 잔과 함께 도쿄 최고의 빵 맛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또한 지유가오카에 있는 베이쿠 숏푸 바이이에 숏퓨(Bake Shop By IDEE Shop)은 여자들이 행복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곳이라며 추천한다.
"내가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작가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책은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좋아하는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는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가 이 소설의 공동 저자인 츠치 히트나리와 함께 소설을 기획한 장소가 바로 시모키타자와이며 소설 속 주인공인 준세이와 아오이가 처음 만나 데이트를 즐겼던 배경이 바로 이곳, 시모키타자와였으니 내 어찌 이 지역을 편애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62쪽)
그녀가 도쿄 중에 제일 좋아한다는 시모키타자와. 이유가 뭘까? 덜컹거리며 지나가는 철로와 함께 젊은이들의 웃음 소리가 떠나가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이란다. 그 중에서도 그녀가 더 편애하는 카페는 치쿠테 카페(Cicoute Cafe)란다. 이유인 즉 그곳의 세련된 분위기와 솔직 담백한 빵 맛,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한 까닭. 더욱이 감동적인 잉글리시 머핀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고, 숨은 듯 아늑한 2인 테이블은 아직도 가슴 떨리게 하는 곳이라고 한다.
모르겠다. 도쿄에 갈 기회가 있을지. 언젠가 아내와 함께 그곳에 간다면, 그녀가 추천하는 치쿠테 카페를 한 번 가볼 생각이다. 정말로 그토록 아늑한 곳이 있는지, 그 맛과 향이 일품인지, 단 둘이서 느낄 수 있는 아늑한 테이블이 그때도 있을지 살펴볼 계획이다. 그리하여 아내와 함께 멋진 추억을 쌓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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