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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5일부터 25일간 점거농성을 통해 당면한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현대차비정규직노조의 공장점거 파업이 재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섭을 전제로 지난 12월 9일 농성을 해제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돌아온 건 조합원들에 대한 손배소, 통장가압류. 여기다 이번 사태의 핵심사안인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는 전혀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 사측과 정규직, 비정규직노조는 지난 1월 20일 제5차 특별교섭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진전 없이 끝났고, 비정규직노조는 이를 규탄하기 위해 오는 29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집회를 계획했다.

비정규직노조가 이 집회신고를 하러 23일 양재동 본사 관할 서초경찰서를 찾았을 때는 이미 사측이 한 달간의 집회신고를 마친 후였다. 이에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24일부터 서초경찰서에서 집회신고를 하기 위한 또 다른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해고자 등 50여 명은 24일 오전 7시 울산 현대차시트1공장 앞에서 집회를 연 후 오후 서울에 도착, 서초경찰서 앞에 집결해 있다.


양재동 본사 집회 신고 놓고 줄다리기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서초경찰서앞에서 양재동 본사 집회신고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서초경찰서앞에서 양재동 본사 집회신고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현대차비정규직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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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울산공장 점거 농성의 발단은 시트공장 내 하청업체인 동성기업 폐업이었다. 하지만 현재 동성기업 비정규직 조합원 23명은 해고된 상태다. 앞서 울산2공장 비정규직 60여 명도 해고됐다. 이번 상경투쟁단은 이들 해고자들이 주축이 됐다.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박민호 법규부장은 24일 "사측이 농성해제의 전제조건인 파업참가자의 고용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교섭기간 중에도 통장가압류를 하는 등 탄압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5차까지 진행된 교섭에서 사측은 해고자 복귀에 대해 '주동자는 복귀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타 공장으로의 선별복귀를 주장하고 있다"며 "사측의 이같은 교섭해태에 혹한의 추위를 무릅쓰며 서울로 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상경집회도 원천봉쇄된 상태다.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건물 주변에는 사측이 미리 집회신고를 해 놓은 것.

이 때문에 24일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자들은 양재동에서 발길을 돌려 서초경찰서에 집결했다.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 하청노동자들의 진짜 사장을 만나기 위한 첫걸음으로 서초경찰서 앞으로 가는 것"이라며 "서초경찰서에서 집회신고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박민호 법규부장은 "이 투쟁은 2차 총파업 투쟁의 불씨가 될 것"이라며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우리 자손들에게 비정규직 인생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서초경찰서 집회신고 투쟁을 시작으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다시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9일 1공장 농성 파업을 중단하면서 전제된 4대 논의 의제는 농성자 고용보장,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지도부 사내 신변보장,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대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동성기업 시트공장 하청노동자 23명 등은 해고됐고 손배소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419명에 대해 16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조합원들의 통장이 가압류된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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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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