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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을 앞두고 여천동사무에서 2011년 설맞이 사랑 나눔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설을 앞두고 여천동사무에서 2011년 설맞이 사랑 나눔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 심명남

"다들 어렵고 부족한 가운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 주셔서 감동 받았습니다. 저도 이담에 커서 저 같이 자란 불우 이웃들에게 꼭 도움을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2011년 서울대 사회교육계 역사학과에 합격한 서송란(20, 여수 충무고)양의 말이다.

 

민족 고유명절인 설을 앞두고 26일 오후 전남 여수 여천동사무소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 행사를 펼쳐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011년 설맞이 사랑 나눔 행사'가 바로 그것.

 

2만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이곳은 다른 동에 비해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은 동네다. 특히 관내 화장동에는 새터민을 비롯해 다문화 가정과 독거노인 그리고 한 부모만 있는 모자가정이 많은 곳이다. 이렇다 보니 명절이 돌아오면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배가 된다. 특히 요즘 같이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추위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올해 8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이중 여천동에서 2명이 배출된 영광을 안았다. 그런데 이들은 학 원 한번 가보지도 못하고 자란 모자가정 출신이어서 화제를 낳고있다. 

 

이중 서울대에 합격한 서양의 꿈은 역사 선생님이다. 그녀의 가족은 엄마와 동생 2명이다.이들은 현재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양은 학원수업과 과외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스스로 공부해 명문대에 진학했다. 이날 장학금을 전달 받은 그녀의 얼굴에는 수줍음과 고마움이 가득하다.

 

"수능을 잘 본 것은 아닌데 내신 준비를 착실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아요. 장학금을 여러 번 받아 봤지만 이런 자리는 처음입니다. 이 추위에 주변에서 도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또한 같은 자리에 참석한 다솜이 엄마(47세, 박래정)는 딸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장학생으로 입학 시켰다. 다솜이네 역시도 가정환경이 불우한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다. 특히 다솜양과 송란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사이다. 교회도 같이 나간다.

 

"국제변호사 되어 어려운 이웃 돕고 싶어요"

 

박래정씨는 "딸이 어려운 환경에서 컸지만 국제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며 "다솜이가 UN국제기구에 들어가서 활동하고 싶다는데 그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소감도 밝혔다.

 

 동사무소 직원 이영민 복지사(우)가 딸을 연세대 장학생으로 입학시킨 박래정씨의 감사인사에 화답하고 있다.
동사무소 직원 이영민 복지사(우)가 딸을 연세대 장학생으로 입학시킨 박래정씨의 감사인사에 화답하고 있다. ⓒ 심명남

박씨는 이어 "한때는 너무 힘들어 좌절했던 때도 있었지만 동사무소에서 틈틈이 도와줬다. 어려울 때 그냥 넘기지 않고 (이영민 복지사님이) 도움 주셔서 희망을 얻었다"며 동사무소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여천동사회단체연합회, (유)티엔씨, 해오름교회, 동진엔지니어링, 무선연합의원 등 43개 기관, 단체에서 2300만 원 상당의 후원금품을 기탁했다. 이날 장학금과 쌀을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는 전달식을 가졌다.

 

특히 여천동사무직원들은 지난해 자투리땅 꽃밭 가꾸기 우수상으로 받은 성금 30만 원을 쾌척했다.

 

여천동장 임재준(55)씨는 "설맞이 행사가 여천동에서 처음 있는 행사다"며 "지인들과 관내 후원단체의 도움으로 염려한 것보다 많은 후원금이 모금되었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행사소감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모자가정 #사랑나눔#여천동사무소#명문대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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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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