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6일부터 25일까지 9박10일간 남편과 나는 숭실대 금융학부 학생들과 인도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현지시간으로 22일 토요일 산티니게탄 하누당가 마을에서 마지막 봉사활동을 마쳤다. 토요일 저녁 캘커타로 출발하기 전 날! 대학생들은 그동안의 봉사활동에 대한 피드백과 자신이 느낀 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팀장인 Y양은 "우리 팀이 모두 무사히 이 고된 일정을 마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하였다. 전체적으로 음악팀에서는 음계를 가르치는 것이 힘들어 아이들에게 손쉬운 악기를 쥐어주며 연주하고 두드리기를 하는 것이 효율적 이었겠지만 악기 수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미술팀에서는 아직까지 크레파스와 물감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아이들이니까 갑자기 초상화를 그리라고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쉬운 쪽으로 접근 해야겠다고 했다. 체육팀을 맡았던 친구들은 야외활동이라 종일 서 있는 것이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C양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까지 완벽주의자라서 봉사란 어떤 틀이 있고 반드시 그것만을 해야 한다고 믿었어요. 근데 이번 봉사에서 내가 식사 당번을 하며 매끼를 해보니 엄마에 대한 감사함도 생겼고 누군가를 섬긴다는 것 자체가 봉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P군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고통스러웠고 이곳 아이들이 너무 씻지 않아 동물원냄새가 심하게 났던게 힘들었어요"라며 "하지만 유치원을 하시는 부모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이 정말 큰 수확이었어요"라며 웃었다.
또한 K군은 "봉사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교육이 언어도 안 통하는 이 아이들에게 과연 먹힐까? 하고 의구심을 가졌지만 이번 봉사를 통해 진심은 통하는 구나! 사랑은 모든 세상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거구나!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남편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봉사를 통해 여러분은 아이들을 정감(empathy)을 가지고 대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 정감을 받아들인겁니다. 그래서 '마지막 교육'이라고 말했을때 아이들이 모두 아쉬워하며 집에 돌아가지 않고 우리들을 졸졸 따라다닌 거지요. 이번 봉사를 통해 모두가 다시 한 번 자기를 돌아보고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23일 일요일 새벽, 다시 산티니게탄에서 캘커타로 와서 하루를 보내고 캘커타에서 싱가폴을 거쳐 인천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했을때 영상 20도에서 29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익숙해져 있던 몸이 갑자기 영하 5도가 되니 웅크려질 정도로 차가왔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하나도 춥지 않았었다.
인도 캘커타 공항의 번잡하고 어두운 조명, 시끄러운 뱅갈어에서 벗어나 너무나 깨끗하고 조용한 우리나라 인천 공항에 도착했을때의 감격이란! 외국에 나가면 모두 다 애국자가 된다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정말 한국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지구상에서는 어려운 환경속에서 운명을 바꾸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직도 무수히 많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거리 곳곳의 차들! 그 누구도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는 이 없고 시끄럽게 클랙슨을 울리는 몰지각한 운전자도 없었다.
그냥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가며 신호를 얌전히 넣으며 차선을 바꾸는 멋진 시민들이었다.
앞으로 늘 겸손하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나의 하루하루를 꾸려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더욱더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Are you ready?" 하고 물으면 "Yes!" 하며 목이 터져라 소리지르던 인도 산티니게탄의 어린천사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