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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올 설날은 구제역으로 인해서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는 이산가족이 많을 듯하다. 설날 차례상을 준비하는 비용도 걱정이다. 제수씨가 아내에게 물가가 올라서 준비하는데 어렵지 않냐는 전화를 했다고 한다. 실제로 상차림 비용을 어느 정도 해야 할지 어림짐작도 잘 안 된다. 소, 돼지고기뿐 만 아니라 기본적인 제수음식은 상에 올릴 정도만 해야 할 것 같다. 명절 때마다 음식 좀 넉넉히 하라고 타박하는 가족들도 이번에는 이해를 하지 않을까?

우리 집의 명절은 추석에는 동생 집에서, 설날은 내 집에서 쇤지가 한 7~8년은 된 것 같다. 동생 부부의 제안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명절음식 장보기도 모이는 집에서 알아서 준비를 하고, 음식만들기는 같이한다. 형제간의 우애만큼이나 아내와 제수씨의 동서간 사이도 친구처럼 자주 연락하고 지낼 만큼 정겹다. 쉽게 말해서 우리 집안에 '명절 증후군'은 없다.

그래도 가족이라고 해도 집을 방문하는 손님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맞이할 수는 없다. 특히 며느리 입장에서 시댁 식구들과 허물없이 지낸다고 해도 무척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내는 내게 상의도 없이 화장실 변기커버와 물걸레, 행주 등을 새것으로 사다 놓았다. 내가 볼 때는 아직 더 쓸 수 있는 것들인데 하는 생각에 따져볼까 하다가 며느리 입장에서 이해하기로 했다.

이불은 세탁기로 베겟잎은 삶아서 손빨래로 빨았다.
 이불은 세탁기로 베겟잎은 삶아서 손빨래로 빨았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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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 대청소도 설날을 앞두고 이뤄진다. 필요 없는 잡동사니는 버리거나 정리를 하고 침대도 세워서 공간을 넓힌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이불빨래다.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데 아내는 자꾸만 세탁하라고 닦달이다. 어쨌든, 명절 앞두고 서로 신경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더구나 시댁이 항상 먼저이니 무조건 아내 말에 '네네' 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난주부터 이불을 하나하나 세탁기로 빨아서 방바닥에 펼치거나 빨랫대에 널어서 다 말렸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베갯잎을 삶아서 깨끗하게 빨았다. 욕실청소만 하면 집안정리는 끝나는 것 같다. 제일 걱정인 것은 장보기인데, 제수음식 외에도 열 명이 먹어야 할 음식까지 만만치 않다. 일단 예상금액 15만 원으로 시장에 나가 볼 생각이다. 아차! 아이들 세뱃돈도 준비해야지... 올 해도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설날이 되기를 빌어본다.


태그:#설날, #명절, #명절증후군, #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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