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 공약을 백지화하겠다고 발언하자 충청지역 정치권이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1일 오후 민주당대전광역시당은 대전역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귀성객들을 상대로 과학벨트의 충청권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규탄대회로 변경되고 말았다.
가장 먼저 규탄발언에 나선 박범계 시당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또 한 번의 대통령의 망언을 들어야했다"며 "충청표를 사기 위해 거짓공약을 했다고 대통령 스스로 자백했다, 이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영혼을 판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어 "참으로 존재의 가벼움에 분노를 넘어 연민의 정을 느낄 정도"라면서 "대통령의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우리 민주당은 당운을 걸고 반드시 과학벨트가 충청권에 조성될 수 있도록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원도 규탄발언에 나섰다. 그는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고, 민주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공약을 보고 사람을 뽑는 게 민주주의인데, 당선된 후 공약을 나 몰라라 하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벨트의 충청권 조성은 대통령은 물론, 한나라당이 공약한 것이고, 그 최적지 또한 충청권이라고 과기부 장관이 밝혔었고 용역결과가 그렇게 나왔었다"면서 "그런데도 또 다시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제2의 세종시 사태'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서령 민주당중구지역위원장은 "자기가 한 말을 뒤엎는 거짓말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밥 먹듯이 하고 있다"며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우리 민주당은 대전시민과 함께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도록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과학벨트 공약파기 MB망언 규탄한다',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공약 이행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뒤,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는 홍보활동을 펼쳤다.
자유선진당도 권선택 대전시당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권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구축하겠다고 한 자신의 공약을 백지화했다"며 "심지어는 과학벨트가 '공약집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대통령의 발언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과학벨트는 충청권의 지역현안이기에 앞서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한 공약이다, 한나라의 지도자라는 분이 어떻게 국민과의 약속을 이처럼 손바닥 뒤집듯 뒤집을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권 위원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대통령이다, 또한 부끄러움도 모르고, 신의도 없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하면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이, 자신의 약속부터 뒤집는데 무슨 수로 공정사회를 구현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여기는 대통령,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면서 "우리 자유선진당은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자유선진당은 또 오는 2일 낮 12시 대전시당에서 대전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 시의원, 구의원, 당직자 등이 모두 참여하는 '대통령 발언 규탄 및 공약이행 촉구대회'를 열 계획이다.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도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과학벨트는 국민분열벨트가 아닌 국민통합과 국가비전벨트"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에 이어 과학벨트 입지 문제를 다시 정치 쟁점화 시켜 소모적인 국론분열과 망국적 국민갈등을 유발하는 우를 또 다시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진보신당대전광역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비전도, 신의도 없는 대통령의 좌충우돌이 개탄스럽다"면서 "이미 과학벨트는 충청권이 최적의 입지라는 것이 여러 방면에서 확인되었고, 현 정부도 이를 수긍한 바 있는 만큼, 과학벨트를 정치적 욕심에 동원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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