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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귀하다는 난을 키우는 화원. 동남아에는 난 꽃이 무척 많다.
 한국에서 귀하다는 난을 키우는 화원. 동남아에는 난 꽃이 무척 많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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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제일 높은 산을 무리하게 다녀오느라 오토바이와 함께 시달린 여독을 늦은 잠으로 때운다. 오늘은 어제 만난 사람이 소개한 호수를 찾아 떠난다. 꽤 넓은 호수다. 오토바이로 호수를 천천히 돌아본다. 12월, 우리나라는 겨울이지만 이곳의 겨울은 춥지 않다.

호수를 둘러싸고 음식점과 놀거리가 즐비하다. 그래도 선선한 겨울이라 그런지 더운 여름에는 흥청거릴 음식점과 놀 거리에는 손님이 뜸하다. 넓은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만이 세월을 낚고 있다. 이곳도 예외 없이 가장 좋은 장소에 부처가 모셔져 있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부처와 함께 가장 좋은 장소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다.

넓은 호수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넓은 호수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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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떠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매림이라는 동네를 찾아간다. 가는 길에 자동차들이 주차해 있는 곳을 보고 우리도 잠시 오토바이를 세우고 들어가 본다. 작은 화랑과 도자기를 파는 곳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이 그렸음직한 그림이 전시돼 있다. 화랑 옆 잘 꾸며진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한가로운 휴일 아침을 보내는 치앙마이에 사는 사람들이다.

좁은 도로를 따라 천천히 길을 떠난다. 제법 넓은 주차장에 관광버스를 비롯해 자동차가 많이 주차해 있는 곳을 만난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기웃거려보니 관광객 코스 중 하나인 난을 키우는 곳이다.

입장료를 내니 난 꽃 한 송이를 가슴에 달아준다. 입구에서부터 많은 종류의 난이 눈을 어지럽힌다. 관광객은 삼삼오오 모여 난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많은 종류의 난이 자기만의 색과 모양을 자랑하며 피어 있는 모습을 보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이곳에도 중국에서 온 관광객이 가장 많다.

치앙마이에는 고급스러운 휴양시설이 많다. 태국 관광성에서 상을 받았다는 관광책자에서 본 수칸타라(Sukantara) 리조트를 향해 떠난다. 경치 좋은 곳에 리조트는 자리 잡고 있다. 골짜기에서 흐르는 시냇물을 중심으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주위 환경과 어울리는 리조트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그마한 시내를 건너는 출렁다리도 있고, 산책로도 있다. 방값이 만만치 않아 하룻밤 지내기는 부담스럽다. 우리는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산속에서 크리스마스 점심을 한다. 

치앙마이는 산이 많아 아름다운 휴양지가 많다.
 치앙마이는 산이 많아 아름다운 휴양지가 많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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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를 빌리려고 시내를 돌아다닌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가격이 인터넷에서 보던 것보다 비싸다. 몇 군데 다녀보았지만 같은 값이다. 오토바이를 빌렸던 가게(?)에 들려 혼다에서 만든 재즈라는 가장 작고 저렴한 자동차를 빌리고 호텔로 돌아온다. 내일부터 사흘 동안 태국 북부를 돌아다닐 생각이다. 지도책도 하나 샀다.

저녁을 끝내고 치앙마이에서 유명하다는 야시장을 찾았다. 야시장은 치앙마이를 찾는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넓은 터에 들어서 있는 규모가 큰 야시장이다. 각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야시장은 붐빈다. 아마도 치앙마이를 찾은 관광객이 모두 나온 것 같다. 흡사 인종 전시장에 온 기분이다. 크리스마스 저녁이라 그런지 대형 스크린과 함께 마련된 무대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노래와 춤으로 크리스마스 흥을 돋우고 있다.

아내가 나무로 만든 접시를 들고 주인과 흥정한다. 주인이 이야기하는 가격의 반 이상을 깎아 물건을 사 들고 아내는 즐거워한다. 아내가 흥정을 잘한 것인지, 워낙 물건 값을 비싸게 부른 것인지 헷갈린다. 하여간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애쓰는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더 깎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치앙마이의 야시장에서 사람 사는 모습을 본다.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장터에는 삶의 활기가 넘친다. 내가 장터를 즐겨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삶에 의욕을 잃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장터를 권하고 싶다.

치앙마이를 찾은 모든 관광객이 한 번은 들리는 치앙마이 야시장.
 치앙마이를 찾은 모든 관광객이 한 번은 들리는 치앙마이 야시장.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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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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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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